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PIFF Daily > 7회(2002) > TTL Report
부산영화제, 의자 늘려라
2002-11-14

서울에 사는 이춘우(24)씨는 이번 주말 부산 국제영화제의 영화표를 예매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표를 구하지 못했다. 영화제의 모든 주말표가 일찌거니 매진되었던 탓이다. 이씨는 지금 또 한번 고민에 빠져있다. 좌석 일부를 현장판매한다는 부산영화제 사무국의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그것만 믿고 부산까지 내려가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큰 것이다. 비단 이씨 뿐만 아니라 평소 영화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누구나 한 편만이라도 부산 영화제의 상영작을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표가 매진된 상태기 때문에 여유를 부리던 사람들은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일부 상영작에서만 특히 좌석이 모자란 이유는 사람들의 관심이 대부분 국내영화를 중심으로 한 몇몇 영화에 집중되는 경향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작들이 자국의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독립영화 등 우수한 해외작들이 그 때문에 소외받는 것은 영화제의 의미를 다소 퇴색시키는 듯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매년 벌어지는 좌석수 부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부산영화제 사무국이 관객들의 호응이 좋은 작품들에 대한 재상영을 기획한 것은 문제 해결의 좋은 예다. 앞으로는 좌석수 확보를 위해 주말상영횟수를 늘리거나 유명하지 않은 작품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 등의 치밀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거대 자본에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젊은’ 국제영화제가 될 테니까.

홍세정 / 티티엘 기자 itsmesj@orgi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