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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의 자봉단은 푸르딩딩하다?
2002-11-14

어제 부산시청 대강당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발로 뛰는 후원자, 자원봉사단원들의 발대식이 있었다. 부산의 바다빛을 닮은 것일까? 푸른 점퍼에 푸른 모자, 가방까지 맞춰 입고 나니 자봉단의 미소가 더욱 푸르게 빛난다.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이들에게 소감을 질문하자, 마냥 좋다는 대답만이 돌아온다. 자봉단의 ‘왕언니’ 최영애(60)씨도 “마음은 20대”라니, 파릇한 자봉단 맞지? ^^ 주부 자봉단 이근희(42)씨는 영화를 보러 올 스무살의 친구들에게, 무엇이든 열심히 보라고 말한다. 앞으로 힘든 일정일 테지만 잘 해보자구요. 피프 자봉단, 파이팅!

김소연 / 티티엘 기자 cddid@hanmail.net

오 피프, 때를 벗다!

남포동 피프 광장은 개막을 하루 앞두고 단장에 여념이 없다. 광장 한 켠에 자리한 영화제 기념 조형물 ‘오 피프’도 한 무리의 아주머니 분들에게 둘러싸여 묵은 때를 벗고 있다. 검은 피프 조끼와 빨간 고무장갑으로 ‘무장’한 채 기념 조형물을 섬세하게 닦고 계시는 이분들은 평소 이 광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노점상인들. 이것저것 묻는 질문에 웃으면서 질퍽한 부산 사투리로 대답해주셨고, 환한 사진 포즈도 잊지 않으신다. “영화제 기간에는 여기서 장사도 못한다 아이가.” 왜 부산 영화제가 매년 성공할 수 있었냐고? 작은 손길도 멈추지 않는 숨은 공로자, 바로 이분들 덕분이라니까!

송주희 / 티티엘 기자 ggikggik@hanmail.net

순간포착! D-1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부산데파트 4층에 자리한 영화제 준비 사무실. 사무실의 각 영역을 구분해놓은 파티션이 걸리적거릴 정도로 스텝들은 동분서주, 바빠보인다. 짐을 잔뜩 짊어진 채 사무실로 뛰어들어오는 사람들, 티켓 한 박스를 들고 뛰쳐나가는 사람들,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는 사람들 등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이 사무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영화 상영 일정표. 그 위에 그어진 수많은 빨간 줄은 매진됐다는 표시다. 매진되지 않은 영화가 오히려 드물 정도로 ‘잘 나가는 영화제’ 피프!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송주희 / 티티엘 기자 ggikggik@hanmail.net

따문따문 다니는 사람들?

무슨 일을 하든 줄을 잘 서야되고, 자리를 잘 잡아야한다. 영화제 기간 동안 피프 광장 부근은 늘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로 붐빈다. 주변 상인들은 이때를 ‘대목’이라 부른다. 피프 골목에서 30년이 넘게 노점상을 하고 있는 강재순(63)씨는 ‘자리’를 잘못 잡은 탓에 한탄이 늘어졌다. “사람들이 따문따문(드물게) 다닌다”는 게 강씨의 말. 그러나 큰길 하나를 두고 상황은 다르다. 피프 광장에서 큰 길을 건너 바로 그 유명한 ‘자갈치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8시 즈음 마지막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큰길을 건너 대부분 이 자갈치 시장에서 밤늦도록 싱싱한 회와 술을 즐긴다. 자갈치 시장의 명소, 횟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전광자(45)씨는 “12시 넘어서까지도 복작복작거린다”며 얼굴에 미소가 만연하다. “유명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며 자랑하는 그에게 누구누가 왔느냐고 물어봤더니, 영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 감독을 이야기한다. 어딜 가나 자리가 중요하다. 영화를 볼 때도 자리가 중요하듯이.

오빛나 / 티티엘 기자 o--ligh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