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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제, 실망이에요
2002-11-15

전야제, 실망이에요

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11월13일 저녁, PIFF광장 한쪽에서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얼마 뒤 몇몇 시민들이 무대 앞으로 모여들면서, 100석 남짓한 객석은 그럭저럭 채워졌다. 그러나 행사가 진행되어도 분위기는 좀처럼 고조되지 않았고, 지루해 하던 관객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다. 결국 끝날 무렵에는 국제적인 행사의 전야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수명 남짓의 인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전야제가 이렇게 관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 이유로는 우선 전야제에 대한 홍보 활동이 미흡했던 점을 들 수 있다. 좌석을 채운 대부분의 관객들은 우연히 행사장을 지나던 사람들이었고, 대다수의 시민들은 전야제를 한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인터넷 PIFF 사이트에도 전야제 관련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더 큰 문제는 빈약한 프로그램이었다. 관계자들의 의례적인 인사말로 채워진 1부와 시골 장터에서나 접할 수 있을 법한 흔한 음악 공연으로 이루어진 2부는 모처럼의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의 발길마저 돌리게 만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만드는 축제라면, 전야제 역시 그들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한다. 단순히 개막식의 예고편이 아닌, 전야제만의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양한 홍보 활동 등을 통해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전야제는 축제이며, 축제는 즐거워야 한다.

글/ 티티엘 송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