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PIFF Daily > 7회(2002) > TTL Report
먹으러 오이소 - 부산어묵의 비밀
2002-11-16

부산어묵의 비밀 - 남포 먹자골목

그야말로 지금 부산은 영화의 홍수다. 아니, 영화의 바다라고나 할까. 그러나! 명색이 티티엘 기자인 나도 이제 겨우 한편을 봤을 뿐이다. 왜냐고? 열심히 행사를 취재하느라고. 표가 매진이 돼서, 혹은 너무 바쁜 탓에 영화를 못 본 사람들은 공연히 울지 말고, 배라도 채우면서 다음 기회를 노려보자.

PIFF광장 뒷골목엔 ‘남포 먹자골목’이 있다. 남포동의 먹자골목은 시장통 사이로 난 길 한가운데 앉은뱅이 난전들이 줄지어 있는데 메뉴도 집집마다 비슷하다. 맛깔스런 색의 잡채, 김이 설설 나는 순대, 김밥과 묵도 별미. 부산에 왔으니 부산어묵 맛을 볼까나. 여기서 잠깐! 부산어묵이 왜 맛있을까? 부산의 바닷물은 칼슘과 마그네슘을 적당히 포함하고 있어 ‘탱탱한’ 어묵을 만드는데 딱이란다. 맑고 깊은 바다에서 자란 각종 생선살만으로 갈아만든 것이 진짜 부산어묵. 더구나 당근, 고추 등의 야채가 들어있어 아삭한 느낌도 좋다. 무와 멸치를 우려낸 뜨끈한 국물을 홀짝 마시고, 흐늘흐늘할 정도로 푹 익은 그 놈을 파를 송송 썰어넣은 간장에 담갔다 먹는 감칠 맛이 추위와 배고픔을 충분히 달래 줄 것이다. 한 입 베어물다 떨어뜨려도 슬퍼하지 마시라. 당신의 작은 실수가 부산 비둘기들의 행복한 포만감으로 이어질 테니까.

글·사진/ 티티엘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