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PIFF Daily > 7회(2002) > TTL Report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간 영화들
2002-11-16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간 영화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밥꽃양> 등 사회 문제를 다룬 한국의 독립영화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올해에는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상당수의 독립영화들이 ‘와이드 앵글’에 초청되었다. 황철민 감독의 <팔등신으로 고치라굽쇼?>와 이지영 감독의 <철로 위의 사람들>이 바로 그런 류다.

상영을 앞둔 황철민 감독은 “좋다마다요. 아무쪼록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로 들뜬 기분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감독들은 나름의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지난 해 <옥천전투>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황 감독은 “이미 상영됐던 영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와 감독과 프로그래머가 의견차이를 보여 상영되지 못했다”고 밝힌다. 그래서 이들은 작년에는 부산영화제가 열리던 남포동 근처에 허름한 건물을 빌려 ‘오프 시어터’라는 그들만의 작은 영화제를 통해서나마 관객들을 만나려고 애썼다. 당시엔 말 못할 마음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그러나 일년 동안 이어진 이 논쟁과 관련해 PIFF측은 다소 완화된 선정 기준과 열린 자세로 감독과 관객 모두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며 <철로 위의 사람들> 등 감독들의 작품을 다시 불러들였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라는 굳이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명실상부한 한국 영화제의 대표격으로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영화들을 사랑할 줄 아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

글/ 티티엘 김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