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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공식 통역사 김네모 /에르메스 한국지사장 전형선/오늘의 관객
2002-11-17

이름은 각졌지만 통역은 둥글게

- 영화제 공식 통역사 김네모

영화제 공식 행사에서 김동호 위원장 다음으로 자주 보게 되는 얼굴이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영화제 공식 통역으로 일하고 있는 김네모씨. “둥글게 살지 마라”는 ‘심오한’ 뜻이 담긴 이름, 똑 부러지는 영국 억양이 특징적인 김네모씨는 영국에서 영문학과 연극학을 복수전공하고 비교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딴 뒤 현재는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전임강사로 일하고 있다. 국내 영화계와 관계를 맺은 건 런던영화제를 찾아온 이창동 감독을 수행 통역하면서부터. 작년 카를로비바리 영화제에서 전양준 프로그래머를 만나 부산영화제 공식 통역으로 ‘영입’됐다. “영국 억양이 워낙 잘난척 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웃으면서 사근사근하게 얘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불친절한 통역이라는 지적을 받는다”고 말하지만,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 “외신 기자나 외국 관객들이 덕분에 잘 들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건넬때 보람을 느낀다고.

노감독님께 경의를!

- 에르메스 한국지사장 전형선

15일 저녁 10시 해운대 웨스틴 조선비치호텔 1층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한국 지사의 주최로 김수용 파티가 열렸다. 갤러리 건립을 비롯해 에르메스의 음악, 미술, 무용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 활동은 이미 오래된 일. 에르메스 한국 지사는 지난해부터 부산영화제 후원 행사인 ‘에르메스와 함께 하는 한국 영화인의 밤’을 개최하고, 신상옥 감독에 이어 올해엔 김수용 감독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에르메스 한국 지사장 전형선씨는 이 날 김수용 감독에게 회고록과 부상으로 준비한 디렉터스 체어를 증정하고, “험난한 길을 걸어 온 원로 영화인들에게 이제는 쉴 수 있는 여유를 드리기 위해 감독 의자를 마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영화의 급속한 성장 속에서 성장의 디딤돌이 되어 준 원로 영화인들에 대한 감사의 자리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에 에르메스 코리아의 후원 결정은 의미가 깊다. 2005년까지 후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오늘의 관객

-<죽어도 좋아> 보면 죽어도 좋아

‘오늘 영화표 4장 구합니다’축제 분위기가 나날이 무르익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3일째 날. 매표소 앞 길게 늘어선 줄 사이로 피켓을 들고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서울에서 오늘 아침 내려왔다는 김성욱(28)씨와 친구들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대학원생이라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주말을 이용해 잠깐 내려왔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죽어도 좋아>만큼은 죽어도 보고 가겠다는 김씨는 PIFF의 매력이 “어느 곳에 가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라며 작년에 처음 PIFF를 찾았다가 이런 매력에 빠져 다시 찾게 되었단다. 그는 “PIFF의 인기가 워낙 좋아서 표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올라가는 그 날까지 영화 세 편 보는 것이 목표”라며 간절한 소망을 내비쳤다. 어떤 장르를 좋아하냐고 묻자 “개인적으로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PIFF가 선정한 좋은 영화를 무조건 믿고 따르겠다”고 답한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다행히 영화표를 구할 수 있어서 김씨와 그 친구들은 올해도 여김 없이 마음껏 PIFF를 즐기다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이 꼭 목표량을 채우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티티엘 윤강석 사진/ 티티엘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