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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L face - TTL 기자단이 뽑은 표정
2002-11-18

나 이만큼 부자에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천국이다. 부산에 처음 와본다는 김은진(20)씨는 극장 앞에서 영화 엽서를 챙기다 기자의 날카로운(?) 눈에 걸렸다. 김씨의 어깨에는 잡지 부록으로 받은 가방이, 그리고 가방 안에는 돌돌 말린 영화 포스터와 꼼꼼하게 모아놓은 파일마다 각종 팜플렛과 엽서, 잡지 등이 가득했다. “영화 팜플렛 모으기가 취미”라는 그는 “영화도 즐기고, 이것저것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며 방대한 분량의 ‘수집품’을 펼쳐보여주었다. 일석이조, 일거양득,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준비된 영화광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보물창고나 다름없는 듯.

글/ 티티엘 유진아 사진/ 티티엘 김아영

날아라 피켓 보이∼

2도 낮아진 기온탓에 잔뜩 움츠린 월요일 아침,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PIFF광장을 날아 다니는 한 피켓 보이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날의 야외무대(상영작 제작진 소개 행사)를 홍보하는 자원봉사자 임경우(23)씨다. 올해부터는 야외무대가 관객의 눈에 띄지 않는 PIFF광장 뒷길로 옮겨지고, 날씨까지 쌀쌀해지면서 관객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을 우려한 스페셜 기획팀이 새로운 홍보방법을 꺼내놓은 것. 자원봉사자들이 피켓을 들고 발로 뛰며 행사를 알리는 것이다. 행사 시간이 가까워지는데도 사람들이 좀처럼 모여들지 않자 애가 탄 임경우씨와 친구들은 거리를 좌우로 가로지르며 뛰고 또 뛰었다. 마치 포레스트 검프처럼. 그러나 “헥헥”대며 달려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임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근엄한 표정으로 폼을 잡는다. 인터뷰를 당하는 일이 처음이라는 그는, 같이 뛰던 다른 친구들은 다들 인터뷰를 당했는데 유독 자기만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아 섭섭했는데 드디어 자신도 찍혔다며 신이 났다. 뛰고 또 뛰어라, 그러면 찍힐 것이니.

글/ 티티엘 송시원 사진/ 티티엘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