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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봤는교?- 몬락 트랜지스터
2002-11-18

몬락 트랜지스터

타이 / 2002년 / 35㎜ / 116분 / 컬러 / 감독: 펜엑 라타나루앙

영화는 시골청년과 처녀의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이야기로 시작된다. 전반부에서 나오는 태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서정적인 장면들은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더욱더 빛나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주인공 팬이 임신한 사다우를 뒤로 한 채 입대를 하면서부터 그들의 삶은 낙원에서 악몽으로 바뀐다. 군부대 노래경연 대회에서 2등을 한 팬은 가수가 되기 위해 탈영을 하고 간신히 무대에 서 관객에게 관심을 끌지만, 동성애자인 매니저의 추행을 거부하다 뜻하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도망자 신세가 된 팬은 우연히 막노동 인부가 되어 고된 노동을 하며 착실하게 생활하지만 다른 사건에 말려들어 절도에 대한 누명으로 감옥에 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팬은 옛 연인 사다우를 다시 만난다.

슬픈 듯 유쾌한 이 영화는 특히 뮤지컬 형식을 차용한 유머러스한 화면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그 외에도 <몬락 트랜지스터>에는 낭만적이면서도 흐뭇한 장면들이 많다. 팬이 사다우를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의 가사는 촌스러울 정도로 온갖 미사여구를 총동원하여 낭만적인 분위기를 돋구었으며, 주인공 외의 조연들이 노래 중간중간에 뜬금없이 등장해 코믹한 코러스를 넣기도 한다. 사다우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딸이 남자친구 팬에게 폭 빠져 남자친구만 챙기자, 허탈한 듯 관객에게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보셨죠? 쟤가 벌써 저런답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참아왔던 눈물을 결국 흘리고야 말았다. 힘든 사랑을 하고 나면 긍지나 자부심,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걸까? 이 가을… 갈등과 아픔을 동반하며 함께 눈물 흘리고 서로가 성장·발전할 수 있는 예쁜 사랑이 하고 싶어진다. 아, 나도 사랑하고 싶다!

글/ 티티엘 최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