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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 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이먼 필드
2002-11-19

“인기 비결? 예술 영화에 치우치지 않는 것”

부산 영화제의 규모, 부천 판타스틱영화제의 비주류 지향성, 전주 영화제의 실험정신이 네덜란드 로테르담 영화제에는 다 들어있는 듯하다. 매년 1월에서 2월 사이에 열리는 로테르담 영화제의 관람객 수는 35만 명, 초청작의 숫자는 400-500편, 전체 예산은 100억 원에 이르며, 부산 영화제의 PPP 격인 씨네마트의 경우 40개의 프로젝트와 800명의 게스트를 포괄한다. 사실 PPP의 모델이 바로 로테르담 영화제의 ‘씨네마트’다. PPP가 아시아 지역 영화만을 대상으로 삼는 데 비해 씨네마트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를 모두 포괄하는 점만 다르다. PPP는 씨네마트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해마다 씨네마트에 소개됐던 아시아 프로젝트는 PPP의 프로젝트 선정 대상으로 먼저 고려된다. 또한 PPP의 공식 선정작은 다시 내년 씨네마트의 선정 대상이 된다.

올해로 6번째 부산을 방문한 사이먼 필드 집행위원장은 어제 저녁 김동호 위원장과 사석에서 만나 PPP를 비롯한 부산 영화제의 운영이 순조롭다는 소식을 들었다. PPP에서 선정된 프로젝트를 공식 후원하기 위해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매년 1만불(후버트 발스 펀드상)을 지급하는 데 대한 감사인사도 받았다. 로테르담 영화제가 펀드를 제공하는 곳은 부산 뿐 아니라 북아프리카의 작은 도시 캐세이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각각 열리는 작은 영화제 두 곳도 포함된다. “영화를 만들려고 하고, 영화 산업이 발전하려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 도움을 주고 싶다. 한국은 이미 아시아 가운데 가장 활발히 영화를 제작하는 곳이 됐지만,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개발국들에게 문화적 지지를 보내는 것은 로테르담 영화제의 또 다른 의지이자 정신이다.” 로테르담 영화제는 젊은 영화, 실험적이고 대안적인 비서구권 영화를 대거 수용하고 있으며 관객들의 반응 또한 높기로 유명하다.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해 “칸 영화제나 베를린 영화제처럼 붉은 카펫이나 드레스를 차려 입은 게스트들의 화려한 야간 파티는 없지만, 소박하면서도 친근한 분위기가 오히려 관객들을 끄는 매력인 것 같다. 예술 영화나 혹은 메이저 영화에 치우치지 않은 메뉴도 인기 비결(웃음) 중 하나”라고 답했다. 재임 후 경쟁 체제로 바뀐 영화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로테르담 영화제는 첫 회부터 지금까지 늘 비경쟁 영화제였고, 앞으로도 비경쟁을 고수할 것이다. 다만 VPRO 타이거상을 마련하여 일부분에 한해 경쟁제를 도입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글/심지현 사진/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