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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감독 발굴 위한 NDIF 프레젠테이션 열려
2002-11-19

재능과 패기를 사 가세요

“저, 10분이 어느정도 인가요? 종을 쳐주시는 건가요? (<킬러의 치킨집> 김희정). ” 떨리는 목소리, 잔뜩 긴장한 낯빛, 그러나 여전히 반짝이는 눈. PPP(부산프로모션플랜)에는 작년부터 재미있고 흐뭇한 풍경이 하나 더해졌다. ‘뉴 디렉터스 인 포커스’(이하NDIF)에 선정된 감독들이 제작자와 투자자들 앞에서 펼치는 프리젠테이션이 바로 그것.

18일 오후 3시 PPP가 열리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16층에서 열린 NDIF 프리젠테이션에서는 총 50편의 출품작 중 3차의 심사를 걸쳐 최종 선택된 5편의 NDIF프로젝트 감독들이 각자 1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자신의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10분이란 시간은 짧지만 긴 만남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말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한 김은경 감독의 <허밍>은 한 엄마가 유괴되었다고 생각한 자신의 아이를 3년만에 찾지만 그 아이에게서 실종된 언니의 기운을 느낀다는 심리공포물. 그는 “자극적인 사건이나 외부적 공격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오는 공포,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공포를 살리고 싶다”고 또박또박 연출의 변을 밝혔다. 뒤이어 잔뜩 긴장한 채 마이크를 잡은 김희정 감독이 내놓은 <킬러의 치킨집>은 사람 죽이는 일에 염증을 느끼던 킬러가 천사같은 소녀가 일하는 꽃집 맞은편 치킨집을 인수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은 코미디.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코미디가 될 것이다.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셋트가 등장하며 익숙한 것과 낮선 것들의 만남을 시도해 볼 것” 이라고.

“이미 중국 현지 조사를 모두 마쳤다.” 중국 연변족 소년의 이야기를 담게될 <동무>의 오점균 감독은 이들중 가장 연장자인 59년생으로 로케이션부터 캐스팅계획까지 꼼꼼한 프로덕션 계획서를 입으로 펼쳐놓는 노련함을 보였다. 한편 “무인도에 갖히게 된 미군, 국군, 북한군 세병사의 무인도 표류기와 탈출기, 한국전쟁에 관한 한편의 우화”라고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설명한 <무기여 안녕…>의 공동감독 우리(우석근, 이민호)는 “작고 컴팩트하게 꾸려나갈 예정이다. 대중영화라도 꼭 예산을 높일 필요가 어디있겠냐”며 자신들이 저예산으로 고효율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임을 강조했다.

“어머니가 장씨라 제목을 마담 ‘장’이라고 했습니다. … 아, 어머니께서 한때 사채업을 하다 크게 실패하신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가 이 세계를 좀 알죠(웃음).” 능청스러운 자기고백으로 입을 연 유종미 감독은 “<첩혈쌍웅>은 100번쯤, <대부>는 일년에 2,3번은 본다”는 자칭 누아르 광으로 사채업계 여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성 누아르 <마담 장>이란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한국의 유망 신인감독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NDIF는 1회때는 무한기술투자, 제미로 등의 투자사에서 총 4편의 작품을 선정했지만 프로젝트 숫자를 8편에서 5편으로 줄인 올해는 아이픽쳐스에서만 1편의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정태성 PPP 수석운영위원은 “물론 이들이 하루빨리 제작, 투자사를 찾고 영화가 제작에 들어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겠지만, 만약 그런 기회를 바로 갖지 못하더라도 제작자나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프로젝트를 설득하는 과정 등을 익히고, 영화계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적 인프라를 넓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역시 NDIF의 기능”이라고 설명하면서 “선정된 프로젝트가 가장 좋은 프로젝트라는 건 아니다. 다만 그 투자사의 입맛에 가장 맞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글/백은하 사진/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