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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단이 어떻다구요?
2002-11-19

부산국제영화제가 폐막으로 치달으면서, 자봉단에 대한 불만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매일 1천여개에 육박하는 글들이 새롭게 올라오는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사이트(www.piff.org) 게시판에는 자봉단에 대한 불만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는 추세. 이런 지적들은 주로 자봉단의 고압적인 태도나 영화제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을 꼬집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네티즌들은 ‘곳곳에 흩어진 상영관을 오가는 교통정보 등 아주 기본적인 영화제 운영 지식도 가르쳐줄 줄 모르는 자봉단들이 너무 많다’(부산에 목숨 건)거나 ‘지갑을 잃어버려 표를 재발급 받으려 했으나, 자봉단이 컴퓨터 예매 확인을 거부했다’(박은교)는 등의 지적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다분히 감정적인 불만들도 많다. ‘시민회관이나 메가박스에서 남포동 등으로 극장을 흩어놓아 시간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운데 자봉단이 시간에 늦었다며 무조건 입장을 거부한다’(ageha76)‘무엇보다 자봉들을 뽑을 때 청소부도 있었으면 좋겠군요. 전단지 때문에 피프 광장이 쓰레기장이더군요’(동감) ‘50대 아저씨에게 소리치는 게 자봉단인가’(영화매냐)라며 자봉단에게 무리한 요구들을 늘어놓는 것. 게다가 ‘어느 일본인이 자봉단에게 영어로 질문을 했으나, 자봉단은 “아이 돈 스피크 잉글리쉬”라고 말하며 차갑게 뒤돌아 섰다’(전준혁) 등 애교있는(?) 지적들도 있다. 그러나 게시판에 토로하는 관객들의 불만은 일면 자봉단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봉단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크다는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십수만 명에 이르는 관객들의 편의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고작 371명에 불과한 자봉단에게 전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는 바로 자봉단의 문제라기보다는 영화제 전체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동력을 너무나 당연한 ‘서비스’로 여기는 관객들의 태도 또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티티엘 김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