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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요> 관객과의 대화
2002-11-21

“그들이 희망과 사랑을 찾기를”

지금 포스트천안문 세대를 대표하는 감독인 지아장커의 세 번째 영화 <임소요>가, 11월 20일 대영시네마 1관에서 관객들이 좌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상영되었다. 상영이 끝난 뒤 감독과 주연여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남아 다소 흥분한 듯한 태도로 감독에게 질문세례를 퍼부었다.

지아장커는 먼저 자신의 작품을 계속해서 초청해준 영화제 측에 감사를 표하고, <임소요> 제작에 한국측 제작사 이-픽처스의 지원도 있었던 만큼 이번 참가의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찍고 나서 오랜 기간 보지 않았다가 이번에 다시 보게 되어 아련한 느낌이 든다는 지아장커는 “영화란 감독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는 매체”이며 “일상생활에서 보고 느끼는 사소한 것들을 영화를 통해 표현할 때는 직감이나 순간의 감정들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의 영화에서의 독특한 화면구성과 숏의 운용에 대해 한 관객이 지적하자, 그는 “나는 화면구성시 인물들간의 관계보다는 인물들이 주어진 상황 내에서 공간과 어떻게 조응하는가에 더 큰 관심을 둔다”고 답변했다. 한편 그의 ‘일생의 영화’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감독이 되기로 결심하게 해 준 첸 카이거의 <황토지>와 스스로의 내면세계를 이해하게 해 주었다는 허우샤오시엔의 <펑쿠이에서 온 소년>을 꼽기도(“이 두 편의 영화가 없었다면 감독으로서의 나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임소요>는 2001년에 중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대중가요의 제목이기도 한데, 지아장커는 한 신문기사를 보다가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동부지방의 두 소년이 은행을 털려다 붙잡혔는데, 그 가운데 한 소년이 이 사실을 엄마에게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다가 노래 <임소요>의 가사를 적어 보냈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그는 “음반은 보통 대도시에서 나오는 것인데, 따퉁(영화 <임소요>의 무대)과 같은 작은 마을에까지 이런 노래가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했다”면서 “중국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받는 압박감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임소요> 인물들의 미래를 묻는 질문도 던져졌는데, 지아장커는 “바라건대 희망과 사랑을 찾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들 자신이 그것들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그것들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는 멋진 대답을 들려주었다. 이에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고 관객과의 대화는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글/유운성 사진/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