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사람들
베이징영화제편창 제1제편 분공사 부청장 장시아
2002-11-27

합작영화계의 마르코 폴로

베이징영화제편창(Beijing Film Studio)은 중국에서 제일 큰 영화제편창으로, 1949년 10월에 설립된 이래 600여편의 영화와 100여편의 외국 합작영화를 만든 곳이다. 영화제편창이란 말을 비슷한 우리말로 대치하기는 힘들지만, 풀이하자면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제편)하는 기관의 집합소(창, group)쯤 된다. 시나리오 작성부터 필름 프린팅까지 영화제작의 전 과정이 일괄적으로 이루어지는 대규모 스튜디오인 셈. 우리말로 대치하기 힘든 이유는 우리에겐 할리우드의 종합 스튜디오에 해당하는 제편창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제작사와 홍보사, 배급사가 각기 나뉘어져 있어, 홍콩, 일본, 중국 등지와는 차별된다. 제편창 안에는 제작관리부, 합작영화 제작부, 영화방송예술창작센터, 영화판매사, 서비스센터, 현상소 등 8개의 분공사(부서)가 있다.

지난해에 이어 개최된 2회 부산국제필름커미션박람회(BIFCOM)을 방문한 베이징제편창 부청장인 장시아(45)는 그중 합작영화 제작을 책임지고 있으며, 우리에겐 <무사> 합작건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제편창이 할리우드스튜디오와 비슷하다지만 운영주체는 확연히 구분된다. 중국의 40여개 제편창, 예컨대 베이징영화제편창, 상하이영화제편창, 시안영화제편창 등은 모두 국영기관이다. 중국에서의 영화 촬영은 국내 영화나 외국 합작영화 모두 국가 광파 전영 전시 총국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외국의 제작사가 직접 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영화제편창을 통해 합작의 형태로 허가를 얻는다.

위에서 예로 든 세개의 제편창은 중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곳으로, 베이징제편창은 한국영화 <무사>를 비롯해 <마지막 황제> <와호장룡> <패왕별희> 등의 합작 혹은 협작을 맡았다. 가장 최근에 합작이 이루어진 <무사>는 명실공히 장시아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이익 같은 건 남길 생각 없었다. 몸과 마음을 다 내어주듯이 일을 도왔다. 내 성의를 반만큼이나마 알아준 한국 스탭들이 있었기에 올해 BIFCOM에서도 한국 제작사들과의 활발한 미팅이 가능했다”고 활짝 웃음짓는 그녀는 올해 BIFCOM에서의 합작건 성사 여부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힘들지만, 내년 3건 정도의 한국 합작영화가 탄생할 것”이라도 귀띔한다.

83년에 입사해 무려 20년간 베이징제편창에서 근무해온 그녀는, 실은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이 길에 들어섰다. 그녀의 아버지 역시 베이징제편창에서 최초의 합작 영화 <마르코 폴로>(일본과 이탈리아의 합작품)를 성사시킨 인물로 일생을 제편창에서 보냈다. 그녀의 어머니 역시 제편창에서 판권 업무를 맡았다. 현재 독일과의 합작건을 성사시키고 내년 초부터 촬영을 도울 예정.글 심지현 simssisi@dreamx.net·사진 윤미연

프로필

→ 1957년생·베이징에서 태어나 행정학과를 졸업→ 1983년 베이징영화제편창 판권 업무일 시작→ 현재 베이징영화제편창 제1제편 분공사(합작영화 제작) 부청장으로 근무→ <무사>의 합작건 성사, 현지 인력 제공, 로케이션 담당, 분장 및 미술, 의상 제공→ 내년 독일, 한국과의 합작영화 4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