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영원한 밤 속에 잠들다
2002-12-02

<프랑스 중위의 여인> <토요일 밤 일요일 아침>의 카렐 라이츠 감독 타계<프랑스 중위의 여인> <토요일 밤 일요일 아침>의 카렐 라이츠 감독이 11월25일 런던에서 향년 76으로 숨을 거뒀다. 영국 노동대중의 현실을 시적 리얼리즘의 렌즈로 바라본 1950, 60년대 프리시네마운동의 기수로서 토니 리처드슨, 린제이 앤더슨과 나란히 영국 영화사의 한장을 장식한 카렐 라이츠는 생의 마지막 10년을 런던과 더블린, 파리에서 해롤드 핀터, 사뮈엘 베케트 연극을 연출하는 데에 바쳤다.체코슬로바키아 오스트라바에서 출생해 11살에 양친을 아우슈비츠에서 잃고 영국으로 건너온 카렐 라이츠는 케임브리지 에마뉘엘 칼리지를 졸업한 뒤 교사로 일하며 영화저널 <시퀀스> <사이트 앤 사운드>에 기고했으며 195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1953년에는 저서 <영화 편집의 테크닉>을 출판했고 다큐멘터리 <우리는 람베스 보이스>(1958)에 이어 장편 데뷔작 <토요일 밤 일요일 아침>(1960)이 호평받으며 감독으로서 명성을 굳혔다.망명자 정서의 감독 카렐 라이츠는 다른 프리시네마 감독에 비해 영국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신중하고 차분했다. 후기로 가면서 사회적 관심에서 점차 주관적 주제로 초점을 옮긴 라이츠는 대표작으로 <밤은 온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주연의 <이사도라>, 미국에서 만든 첫 작품 <갬블러>, 닉 놀테 주연의 <누가 이 비를 멈추려나> <스위트 드림스> 등을 남겼다. 또한 앨버트 피니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메릴 스트립과 제시카 랭에게 오스카 후보 지명의 영예를 안겼다. <가디언>은 부음 기사에서 라이츠의 필모그래피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탁월하진 않았으나 야심과 지성, 연기를 연출하는 능력면에서 꾸준했다고 썼다. 지난 11월7일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은 런던영화제 개막식에서 외국인 체류자들의 고난스런 생활을 그린 신작 <더티 프리티 씽즈>를 카렐 라이츠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카렐 라이츠의 유족으로는 40년을 해로한 여배우 베치 블레어와의 사이에 3남1녀가 있다.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