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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02년 겨울,<외투> <나마스테 서울>
2002-12-04

독립 ·단편영화

차가운 바람이 분다. 개인의 연민에만 빠지지 말고 외롭고 힘든 사람들도 생각하자는 캠페인도 들려온다. 이번 주 독립영화관(KBS 2TV, 금 새벽 1시 10분)도 예외가 아니다. 여균동 감독이 만든 단편 <외투>(베타 컬러, 12분, 1996)도 그렇고 <나마스테 서울>(김대현 연출, 16밀리 컬러, 18분, 1994)도 그렇다. <나마스테 서울>은 네팔에서 온 불법 거주 노동자 나바라즈에 관한 영화다. 그는 여권도 뺏기고 임금과 치료비도 받지 못한 채 비오는 서울 밤거리를 헤매다가 마음 착한 한국 여자와 하루 밤을 보내게 된다. 그의 쓸쓸함과 난감함은 왜 그렇게 착한지 이유를 알 수 없는 한 한국 여자에 의해 잠시 지워진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이 일어나지만 그 반전은 주제와는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인다. <외투>는 12년 간 투옥된 채 전향을 거부하고 있는 아들을 대신하여 '일일 아들' 노릇을 하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대리 아들인 주인공은 어머니 안경도 맞춰드리고 무릎에 눕기도 하며 어머니를 위로한다. 어머니는 그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면서 소원을 푼다. 외투 그 아들이 입던 옷이다. 그는 헤어지면서 그 외투를 다시 벗는다. 어머니는 다시 처연한 상태로 돌아간다. 얘기는 그렇게 끝나지만 여운은 꽤 오래 남는다. 언제쯤이면 양심수가 모두 풀려날까 아직 사회와 정부는 우리를 위한 사회나 정부는 아닌 것 같다. 딸들이 타국의 전차 바퀴에 깔려 죽어도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정부다. 전차 바퀴라도 구속시킬 일이지….이효인/영화평론가 yhi60@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