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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 스파이군단,<아이 스파이>
2002-12-18

바야흐로 스파이 전성 시대다. 거대 프랜차이즈가 된 원조 스파이영화 시리즈가 스무 번째 선을 보이는 올해는 흥미롭게도 이를 의식한 다양한 스파이영화가 출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언 윌슨과 에디 머피를 투톱으로 내세운 <아이 스파이>는 구분하자면, 두 남자의 파트너십을 부각시킨 ‘버디 스파이영화’쯤 될 것 같다.

레이더는 물론 적외선과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없는 초음속 투명 스텔스기 ‘스위치 블레이드’를 개발한 미국은 이 스텔스기가 악명 높은 무기밀매상 건다스(말콤 맥도웰)의 손에 넘어가자 대책을 강구한다. 방법은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비밀 경매에 스파이를 파견하는 것. 정부는 어리버리하지만 생존력만큼은 국가대표급인 첩보원 알렉스(오언 윌슨)의 파트너로, 건다스가 열렬히 좋아한다는 무적의 복서 켈리(에디 머피)를 함께 보내기로 한다. 호흡은 안 맞는데다 미묘한 경쟁심으로 삐걱대던 이들은 다른 요원들과 접선하고 사건을 조사해 나가면서, 스텔스기를 둘러싼 더 큰 음모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아간다.

에디 머피의 재기작 <닥터 두리틀>의 감독이자 <미녀 삼총사>의 제작자였던 베티 토머스는 <아이 스파이>라는 액션종합선물세트를 만들어냄에 있어서, 캐릭터 구축과 설정에 가장 큰 공을 들인 것처럼 보인다. ‘스파이 군단’이 등장하는 이 영화는 어리버리, 얼떨리우스, 미인계, 폼생폼사 등 그 개성과 허술함이 과장된 캐릭터들이 치고 받는 풍경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데 주력한다. 무엇보다 오언 윌슨과 에디 머피가 얼마나 흥미로운 조화를 일궈낼지가 관건.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