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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도시> 복원 상영
2002-12-23

제작 중지 압력받는 장면 추가, 서울독립영화제서 상영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던 <경계도시>는 온전한 영화가 아니었다. <경계도시> 제작진은 최근 이 영화가 정치적 상황 때문에 일부 삭제된 채 상영됐으며 오는 12월20일 개막하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4분 추가된 버전을 상영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삭제된 분량에 국가정보원이 <경계도시> 제작을 중지시켜려 압력을 넣는 장면이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알려진 대로 <경계도시>는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 <본명선언> 등을 만든 홍형숙 감독이 2000년 6월 촬영을 시작한 이 영화는 2001년 5월에 촬영을 마쳤다. 국가정보원이 <경계도시> 프로듀서 강석필씨를 만난 것은 촬영이 끝난 뒤인 2001년 8월28일. 당시 국가정보원 직원 2명은 송두율씨는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며, 그를 다룬 영화는 국가보안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한다.비록 단순한 휴먼다큐멘터리라 하더라도 송두율씨가 부당하게 귀국하지 못하는 것으로 묘사하면 이적성을 띠는 것이라는 경고였다. 정치적 내용을 삭제하거나 제작을 중지하라는 압력에도 홍형숙 감독은 제작을 완료했다. 게다가 완성된 영화는 8월28일 국가정보원 직원 2명이 압력을 가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찍어 삽입한 것.문제에 봉착한 것은 첫 공개상영인 부산국제영화제였다. 제작진은 몰래카메라 장면이 들어 있는 영화를 상영할 경우, 불필요한 잡음이 생길 가능성을 염려하여 자진삭제했다. 강석필 프로듀서는 “대선을 앞둔 마당에 쓸데없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거꾸로 서울독립영화제의 복원 상영은 대선이 끝난 시점이라 문제가 생기더라도 정면으로 싸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 실제로 복원된 영화가 상영된 뒤 국가정보원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일부에서 부산영화제 상영시 자진 삭제 조치가 다큐멘터리 작가의 양심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비판에 앞서 국가정보원과 <경계도시> 제작진의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