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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미래를 본다
2002-12-23

할리우드, <글래디에이터2> <알렉산더 대왕> 등 고대 서사극 제작붐고대 서사극이 치마 입고 샌들 신은 남자들이 나오는 시대착오적인 우스꽝스런 장르라는 견해는 2년 전 <글래디에이터>가 세계 흥행 4억5700만달러를 기록하고 오스카 요새를 함락시켰을 때 이미 무너졌다. 케이블 히스토리 채널이 거둔 성공도 역사에 관한 대중적 호기심을 입증했다. DVD의 빠른 보급은 삭제신, 제작 뒷이야기가 풍부한 서사극을 최고의 서플먼트를 제공하는 장르로 만들었다. 2003년과 2004년은 서사극에 대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발상 전환이 결실을 보는 시기가 될 듯하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범위를 남북전쟁기까지 넓힐 경우 향후 2년간 개봉하거나 제작될 서사극 프로젝트는 무려 14편에 이른다.상징적 케이스는 러셀 크로의 캐스팅 가능성이 높아지며 가시화되고 있는 <글래디에이터2>. 드림웍스 공동대표 월터 파크스는 “막시무스는 1편에서 죽지 않았던가”라는 당연한 의문에 대해 “고대인들이 지닌 죽음의 개념은 오늘날과 달랐다”는 얄미운 대답을 들려준다. 힌트는 <글래디에이터2>가 연대적으로 딱히 <글래디에이터>의 속편이나 프리퀄이 아니라 시간대를 오르내리는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점. 2편의 스토리는 전제 국가로 변한 로마에서 장성한 공주의 아들이 진짜 생부를 찾아나서면서 시작될 거라는 소문이다.할리우드 마켓에서 가장 주가 높은 고대 영웅은 미청년의 자태로 세계를 호령했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바즈 루어만, 올리버 스톤, 마틴 스코시즈 3명의 거물 감독이 ‘알렉산더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인 바 있다. 유니버설과 폭스가 공동투자에 나섰던 바즈 루어만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알렉산더 대왕>은, 최근 폭스가 투자에서 손을 떼는 동요를 겪고 있으나 대신 드림웍스가 나서면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적극적 개입이 기대되고 있다. 고대 영웅들이 대부분 요즘 아이돌 스타 나이였다는 점은 남성 톱스타들을 서사극에 대거 유인하고 있다. <일리아드>에 기초한 볼프강 페터슨의 <트로이>는 브래드 피트와 에릭 바나를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로 캐스팅했고 < 트리플X >의 빈 디젤은 내년 봄 레볼루션스튜디오의 <한니발>에서 카르타고의 명장으로 분한다. 폭스도 덴젤 워싱턴을 한니발 장군으로 점찍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따르면 멜 깁슨은 로마에서 짐 카비젤을 예수로 캐스팅한 <수난>을 촬영 중이며 키아누 리브스는 워너가 만드는 콘스탄티누스 대제 전기영화 물망에 올랐다. 러셀 크로는 <마스터 앤 커맨더>에서 나폴레옹 시대 해양모험담의 주역으로 나서고, 톰 크루즈도 내년 말 개봉작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일본 봉건제의 말년을 목격하는 남북전쟁 퇴역군인으로 분한다.서사극의 위험도 분명하다. 아무리 CG 기술이 발전해도 하루에 지을 수 없는 것이 로마. <알렉산더> 예산은 최소 1억5천만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수많은 전투신이 이어지는 <트로이>도 스튜디오를 한숨짓게 하고 있다. 겹치기 제작도 문제. 한니발, 알렉산더뿐 아니라 기원전 480년 테르모필레 전투에 대한 영화도 복수로 제작 진행 중이다. 프랜차이즈로 키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도 스튜디오가 보는 서사극의 결점. 하지만 서사극에 달려드는 할리우드가 무엇보다 집중해야 할 과제는 풍성한 의미의 클래식한 내용과 팝콘 무비로서의 외형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다.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