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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의 제작 투자자가 말하는 2002년 8문8답 [1]
2002-12-27

한국영화 2002년이 간다

한국영화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 제작자는 “올해처럼 송년 표정이 우울한 해는 처음”이라는 말로 2002년 제작, 투자자들의 근심을 토로했고 또 다른 제작자는 “이제 잔치는 끝났다”는 한마디로 올해를 정리했다. 하지만 정말 2002년은 한국영화가 가파른 상승곡선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한 해인가 일단 각종 지표에서 큰 변화가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올해도 40%를 넘을 것이 확실하고 <친구> 같은 초대형 흥행작은 아니지만 <가문의 영광>과 <집으로…>가 전국 400만 관객을 넘는 성공을 거뒀다. 멀티플렉스의 급증에 따른 전체 관객 수 증가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제작, 투자자들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씨네21>은 10인의 제작, 투자자에게 올해 한국 영화계에 대한 평가와 내년 전망을 묻고 그 속에서 답을 구해보기로 했다. 현장에서 피부로 실감한 그들의 목소리는 역시나 귀기울여 들을 만한 것이었다.편집자

8 문 8 답 질문

1. 올해 한국영화가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보는가? 그렇다면 혹은 그렇지 않다면 이유는 무엇인가?2. 올해 한국 영화계를 돌아볼 때 산업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3.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해결방안은 어디에 있나?

4. 올해 당신의 활동과 사업을 자체 평가한다면 어떤 성과가 있었나?

5. 올해 당신의 회사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일은 무엇이었나 시행착오라고 여기는 일은 무엇이었나 ?

6. 올해 가장 인상깊은 영화는 작품성을 떠나 개인적으로 큰 자극이 된 영화를 꼽는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7. 내년 한국영화의 전망은 한국영화 시장은 올해보다 더 활성화될 것인가?

8. 내년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주목하는 작품은 이유는 ?

"영화판에 거품이 빠지고 있다"

시네마서비스 회장 강 우 석

잔치가 끝난 게 아니라 거품이 사라지는 거라고 본다. 올해 한국영화가 90편 가까운데 풍부한 자본에 힘입어 걸러져야 할 영화도 꽤 만들어진 셈이다. 이제 그런 자본이 하나둘 철수하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정말 내실을 기하지 않는 영화는 무조건 죽는다고 봐야 한다. 여기엔 어느 정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올해 흥행된 영화를 보면 기획이 돋보인 작품들이 많다. 톱스타를 쓰지 않고도 <집으로…> <폰> <몽정기> 등이 잘되지 않았나. 캐스팅에만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영화는 역시 드라마가 중요하고 기획력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 외화를 봐도 그렇다. <아이 엠 샘> 같은 영화가 흥행한 것은 시사 관객의 입소문 때문이다. 머니게임 용도의 자본이 많이 들어와 있다가 빠져나가는 지금은 영화사한텐 고통스럽겠지만 다른 의미에선 산업발전을 위한 기회라고 본다. 영화산업에 장기적인 전망을 갖는 투자자만 남는 것이고 좋은 영화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생기는 것이다.

멀티플렉스의 성장에 따른 관람문화의 변화다. 과거엔 극장이 돈 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즈니스였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대규모 사업이고 그만큼 산업화되는 초석이 다져졌다고 본다. 극장사업이 커지면서 극장 자본이 영화제작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영화산업이 자생력을 갖춰가는 중이다.

그간 우려했던 게 현실화됐다. 인건비가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전국 100만 관객을 넘기고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멜로드라마 한편 만드는 데 30억원씩 드니까 관객을 150만명씩 동원하고도 돈을 못 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제작비 덜 들고 흥행하기 쉬운 코미디에 몰린다. 그러면 장르가 제한되고 만다. 배우, 스탭 모두 공멸의 위기감을 갖고 개런티를 적정수준에 맞춰야 하고 마케팅비도 줄여야 한다.

<취화선>을 제작한 것이 보람있는 일이었다. <공공의 적> <가문의 영광> <광복절특사> 등이 흥행했지만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캐스팅이 아니라 내실있는 기획이 성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반지의 제왕>의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올해 70억∼100억원 사이 흑자가 날 것 같다.

스튜디오 건립과 멀티플렉스 체인인 프리머스시네마 설립이다. 둘 다 투자자에게 이거 안 들어주면 지분 팔고 나간다고 협박하다시피해서 얻어낸 것이다.

<두사부일체>와 <일단 뛰어>가 데뷔작으로서 인상적이었다. <집으로…>는 이정향 감독이 대단하다는 걸 확인한 영화였고 <폰>의 안병기 감독도 공포영화라는 장르에 재능이 있는 인물 같다. 외화는 <소림축구>와 <반지의 제왕>에 감탄했다.

편수는 줄겠지만 흥행은 올해보다 잘될 거라고 본다. 내실있는 영화가 많이 나올 거라고 본다.

임권택 감독이 만드는 액션영화가 기대된다. 그간 한국의 대표감독으로서 마음의 짐을 진 듯 보였는데 이번 영화는 그런 거 훌훌 털어버리고 만드는 거라 또 다른 경지를 보여주실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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