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2002년 충무로를 뒤흔든 사건 베스트 10 [2]
2002-12-27

십대사건 일렬횡대

7. 만족비결(滿足秘決)

시장에서 수요자의 욕구를 한발 앞서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A급 스타를 동원하는 대신 참신한 소재와 명확한 컨셉으로 승부한 기획영화들은 올해도 성공을 거뒀다. <몽정기>가 대표적인 케이스. 10대의 성을 솔직하게 묘사한 이 영화는 수요는 있었으나 공급이 전무했던 ‘섹시코미디’ 장르의 물꼬를 텄다. 현재까지 전국 관객 240만명을 훌쩍 넘긴 상황.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 밀리지 않고 첫주 전국에서 58만명을 불러모은 <색즉시공>의 파란도 같은 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진 한여름, 단 한편의 공포영화임을 강조하며 나섰던 한국영화 <폰>도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전국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

이들의 성공으로 섹시코미디와 공포영화에 대한 충무로의 관심은 높아질 듯. 그렇다고 모델을 단순 변형하는 것만으로 성공을 기원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 될 것이다. 후발주자는 그래서 어렵다.

8. 대망삼강(大望三强)

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의 양강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3강 체제로의 변화를 꾀하는 배급사들의 도전도 계속됐다.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10월 말 출범한 오리온 그룹의 투자·배급사 쇼박스. 메가박스라는 든든한 극장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앞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가 많다. 섣불리 단정할 수 없지만 <중독> <색즉시공>를 잇는 <이중간첩> <빙우> 등 큰 패가 들어있어 3강 구축의 가능성과 관련, 관심을 모은다. 강제규필름, 삼성벤처투자, KTB 등이 연대하여 만든 A라인은 상반기 내내 고전하다 최근 <몽정기>의 호조로 발판을 마련했다.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걸리는 내년이 기대된다. 한편, <집으로…>의 성공을 발판으로 다시 배급업에 뛰어들려던 튜브엔터테인먼트의 움직임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실패로 유보됐다.

>>

수성을 위해 양강 역시 부단히 움직였다. 시네마서비스는 로커스홀딩스와 합병해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난 이후 극장, 매니지먼트, 스튜디오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자체 제작에 다시 나서겠다고 결정함으로써 모든 영역을 직접 아우르는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 3월 코스닥 등록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CJ엔터테인먼트는 투자배급한 한국영화들의 부진으로 다소 의기소침한 상태. 하지만 명필름 외에도 싸이더스, NABI, 봄 등의 원군을 얻은 만큼 파워는 배가됐다.

9. 구토금전(嘔吐金錢)

구태를 벗기가 그토록 힘들었을까. 2월27일, 검찰은 국내 주요 영화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튜브엔터테인먼트를 압수 수색했다. 일부 스포츠신문 기자들에게 홍보성 기사를 써달라며 금품을 전달했다는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 3월6일에도 명필름과 시네마서비스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뒤이어 혐의가 드러난 8명의 전·현직 기자들을 일괄 기소했다. 또 검찰은 금품을 공여한 5곳의 영화사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 기소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은 4월10일. 서울지법은 십여 차례에 걸쳐 1900만원을 받아 챙긴 <스포츠서울> 전 편집국장 이기종씨에게 징역 10월과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천만원 등 실형을 선고했다. 이 밖에 영화배급사 간부와 촌지 수수에 관여한 기자 등 3인에 대해서도 법원은 벌금 및 추징금 결정을 내렸다.

>>

충무로 일각에선 ‘동정론’도 적지 않게 일었다. 관행이었던 만큼 소환된 이들에 대한 선처가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장부에 ‘촌지’ 항목을 버젓이 두고, 온라인으로 돈을 입급하기도 하는 등 커넥션의 양태들이 검찰에 의해 밝혀지자 ‘자성론’이 우세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영화인회의는 3월20일 자정결의문을 내놓으며 관행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10. 영상천국(映像天國)

서울의 청계고가를 막고 선 종두. 걷지 못하는 공주를 안고서 뱅그르르 돌며 데이트를 즐기는 <오아시스>의 이 장면은 두팔 걷고 나선 서울영상위원회가 아니었다면 촬영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서울시의 허락을 얻어냈지만, 경찰청이 교통혼잡을 이유로 들어 촬영불가 방침을 내렸기 때문. 서울영상위원회의 끈질긴 설득이 종두와 공주의 사랑을 이뤄지게 했다면 과장일까. 부산, 전주에 이어 4월25일 서울영상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로케이션 장소 물색 등이 한결 수월해졌다. 11월에는 영화사들과 함께 군의 민간영화 제작지원 방침을 이끌어내는 등의 성과도 일구었다.

>>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영상위원회 설립 붐은 계속될 듯. 대전영상위원회가 내년 초에 출범할 예정이고, 현재 제주에서도 영상위원회를 설립할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앞으로 주어진 숙제는 각 영상위원회가 모여 국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

2002년 흥행순위

2002년 개봉 한국영화

<<<

이전 페이지

기사처음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