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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이 낳은 또 하나의 영웅,<데어데블>
2002-12-31

<엑스맨>의 돌연변이 영웅들이 할리우드의 박스오피스를 호령한 뒤, 마블코믹스의 슈퍼히어로 패밀리는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들을 스크린으로 불러들이려는 할리우드 메이저들의 잇단 러브콜이 쏟아졌기 때문. 만화 시장에서야 이미 60년대부터 DC코믹스의 슈퍼맨, 배트맨과 자웅을 겨루는 스타였지만, 상대적으로 결함과 그늘이 많은 마블의 영웅들이 스크린의 환대를 받은 것은 근래의 일이다. 흥행대전에서 엑스맨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친 스파이더맨의 뒤를 잇는 마블의 차기 기대주는 데어데블. 데어데블은 마블의 패밀리 중에서도 유난히 어두운 영웅이다. 어릴 때 지나가는 트럭에서 튀어나온 방사능 폐기물에 노출되는 바람에 실명한 대신,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들이 초인적으로 발달하게 된 ‘불완전한 재능’의 소유자. 범죄왕 킹핀의 요구를 거절한 이유로 살해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면서 낮에는 변호사 매트 머독으로, 밤에는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란 이름의 데어데블로 헬스 키친의 음습한 골목을 지키며 범죄와의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 우연히 만난 엘렉트라에게 사랑의 온기를 느끼기도 하지만, 킹핀 일당의 농간으로 그녀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오해를 사면서 한가닥 희망마저 위태로워진다.

<데어데블>은 마블의 영웅들 다수와 마찬가지로 스탠 리의 이야기와 캐릭터에 바탕한 만화. 1964년부터 연재되며 <스파이더 맨>과 동시대를 향유했던 작품이다. 붉은 가죽 소재의 복장에 특수 곤봉을 들고 밤거리를 누비는 데어데블은, 만화적인 상상력이 뒷받침된 스펙터클과 더불어 장애와 결핍감을 딛고 일어선 만큼 인간적인 영웅담을 들려줄 듯. <사이먼 버치>를 연출했던 마크 스티븐 존슨이 연출을 맡았고, 벤 애플렉이 데어데블을, <그린 마일>의 선량한 흑인 마이클 클라크 던컨이 근육질의 악당 킹핀으로 출연한다. 황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