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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의 폭력적 예수 영화
2003-01-27

세실 B. 드밀부터 마틴 스코시즈에 이르기까지 영화사를 통틀어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다룬 영화는 100여편에 이른다. 절대적 경배부터 독신(瀆神)까지 스펙트럼도 넓다. 2004년 부활절 개봉을 목표로 현재 이탈리아에서 촬영 중인 멜 깁슨 감독의 <수난>(Passion)은, 예수영화의 사도 대열에 막내로 합류했지만 이슈메이커로서는 결코 ‘선배’들에 뒤지지 않을 전망.짐 카비젤이 예수 역을, 모니카 벨루치가 마리아 막달레나 역을 맡은 <수난>의 최대 화제는 모든 대사가 당대 로마인들이 쓰던 라틴어와 유대인이 쓰던 아람어라는 점이다. 게다가 자막도 없다. 독실하고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 멜 깁슨이 감독, 제작, 투자 3역을 맡은 영화답게 ‘제대로 만들겠다’는 자존심을 내세우고 있는 것. “관객은 비주얼에 집중할 수밖에 없겠지만 무성영화 시대에도 사람들은 영화를 보러갔다”고 깁슨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같은 인터뷰에서 멜 깁슨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1960년대에 라틴어 대신 지역언어로 미사를 진행하기로 한 결정이 교회 기구를 오염시켰다는 정통주의자의 불만을 털어놓아 논란의 씨앗을 뿌리기도 했다. 유대계 관객의 불만도 <수난> 제작진이 예상하는 수난. 이처럼 교조적인() 감독의 태도는 연출 스타일에도 적용되고 있다. 짐 카비젤은 촬영을 위해 보름 동안 십자가를 오르내렸는가 하면 너무 리얼하게 채찍질당한 나머지 어깨뼈가 탈골됐다.

파졸리니의 <마태복음>은 지루하고 스코시즈의 <예수 최후의 유혹>은 고증이 형편없었다고 비판하는 멜 깁슨이 밝히는 <수난>의 포인트는 폭력의 사실적 재현. 2500만달러 예산의 <수난>은 아직 배급사를 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