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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단편영화 <새벽에> <휴식시간>
2003-01-30

너는 나다!

이번주에 ‘독립영화관’(KBS2TV 1월31일(금) 밤 12시50분)에서 방영되는 두편의 외국 작품은 단편영화의 미덕을 발산하는 작품들이다. 도발적이거나 실험적이지는 않지만, 상당히 여유만만하게 감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베를린영화제 단편부문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영국 작품 <새벽에>(At Dawning/ 감독 마틴 존스/ 35mm/ 2002년)는 매혹적이다. 아내가 바람피운 것을 비관해 자살하려는 남자와 그 남자를 구해주려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유부녀인 여자 역시 바람을 피우고 막 나가려는 중이다. 극한 상황에서 주고받는 대화가 맛깔스러우며, 장면장면 반전의 재미가 있다. 여기에 재미를 넘어서 상대방의 상황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돌아보는 잔잔한 여운이 남는다. 또한 한정된 상황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돋보인다.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휴식시간>(Mi-Temps/ 감독 Mathias GOGALP/ 35mm/ 2002년)은 대형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어야 하는 여학생을 등장시킨다. 그녀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자신의 고민에만 빠져 있다. 당연히 함께 일하는 나이 많은 동료들에게도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늙다리라고 불렀던 나이 많은 동료의 도움을 받는다. 이 작품은 세대간의 갈등을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풀어낸다. 시종일관 흘렀던 사적인 감정의 불편함은 노동자들의 긴급파업으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게 당당한 노동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수확이다. 이 작품들을 통해 문제를 바라보고, 그것을 풀어내는 독창적인 시각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조영각/ 계간 <독립영화> 편집위원 phille@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