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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만끽할 DVD,만화,TV 가이드 [2]
2003-01-30

설특식 DVD

세번째 엔딩은 어딨게?

터미네이터2 U.E Terminator2: Judgment Day Ultimate Edition(1991)감독 제임스 카메론 |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 린다 해밀튼, 에드워드 펄롱|상영시간 136분/156분 |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아나모픽 2.35:1 | 오디오 영어 돌비 디지털 EX 5.1, DTS-ES 5.1. 돌비 디지털 2.0 | 자막 한국어, 영어|지역코드 3 | 출시사 비트윈

어쩌면 DVD는 영화감독을 위한 매체일지도 모르겠다. 출시사 눈치보랴, 관객 신경쓰랴 상영시간이나 표현의 강도 등을 놓고 적당히 타협해야 하는 감독들에게 디렉터스 컷과 대용량의 마법을 부리는 DVD는 찰떡궁합이 따로 없다. 제임스 카메론은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디렉터스 컷으로 새 단장한 <어비스 S.E>, 그리고 그 유명한 <터미네이터 2 U.E>가 그렇다. ‘Ultimate Edition’이라는 꼬리표 그대로 궁극의 경지를 선보이는 이 DVD에 수록된 T2 버전은 두 가지가 아닌 세 가지다. 136분의 극장판과 156분가량의 스페셜 에디션, 그리고 숨어 있는 ‘확장 스페셜 에디션’이다. 1지역 타이틀은 세 버전을 한 메뉴에 담았지만 국내 타이틀은 디스크1에 극장판을, 디스크2에 스페셜 에디션과 확장판을 나눠 실었다. 사라가 꿈속에서 카일을 만나는 장면과 양모로 변신한 살인기계 T-1000이 잔인하게 양부를 죽이는 장면, 아놀드의 머리 뚜껑을 열고 중앙회로를 좀더 인간적으로 리셋하는 장면 등이 추가됐다. 누구나 하나쯤은 소장할 만한 믿고 찾는 타이틀로 꼽히는 이 타이틀은 한때 일종의 이스터 에그인 세 번째 버전을 찾는 방법으로도 명성을 날렸다. 이 ‘확장 버전’은 좀더 확실한 해피엔딩을 보여준다. 영화 속 액화 사이보그의 이미지를 활용한 THX 인증 마크도 DVD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멋진 선물이다.

‘색’다른 즐거움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The Man Who Wasn’t There - Limited Edition(2001)감독 조엘 코언 | 출연 빌리 밥 손튼, 프랜시스 맥도먼드, 제임스 갠돌피니 | 상영시간 116분 |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아나모픽 1.85:1 | 오디오 영어 DTS 5.1, 영어 돌비 디지털 5.1, 프랑스어 돌비 디지털 5.1 | 자막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 지역코드 3 | 출시사 미디어 체인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하지만 DVD는 있었다 그것도 두 가지나. 할리우드의 외계인, 주류 영화계의 이단아 코언 형제의 칸영화제 감독 수상작인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는 40년대 필름누아르의 스타일과 감성을 새롭게 변주한 독특한 영화다. 필름누아르에 대한 그들의 오랜 애정과 향수를 반영하듯 흑백화면에 담긴 이 영화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컬러로 촬영해 흑백으로 필름을 탈색한 것이다. DVD가 특별한 것은 여기서부터다. 이 DVD는 극장에서 개봉됐던 흑백 버전 외에 전세계 어디서도 공개된 적이 없던 컬러 버전까지 수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비 디지털 5.1만 지원하는 흑백과 달리 컬러 버전은 DTS 오디오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컬러 버전 역시 선명한 원색 위주라기보다는 마치 빛바랜 옛날 사진을 보듯 따스한 세피아톤이 주를 이룬다. DVD에 수록된 촬영감독 로저 디킨슨의 인터뷰에서도 밝히듯 40년대 필름누아르의 감성과 향수를 재현하려 한 코언 형제의 의도를 만끽하기에는 역시 컬러보다는 흑백 버전이 더욱 적당한 듯하다. 그러나 흑백과 컬러 버전을 동시에 수록한 이 DVD는 오직 국내에서만 만날 수 있으며 마치 두편의 서로 다른 영화를 보는 듯한 특별한 즐거움을 전해준다.

25년만의 복원판

와일드 번치The Wild Bunch - The Original Director’s Cut(1969)감독 샘 페킨파 | 출연 윌리엄 홀든, 어네스트 보그나인 | 상영시간 142분 |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레터박스 2.35:1| 오디오 영어 돌비 디지털 5.1 | 자막 영어, 한국어 | 지역코드 3 | 출시사 워너

디렉터스 컷의 진수는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발레처럼 안무된 폭력장면, 총에 맞은 사람들이 쓰러져 가고 사방으로 피가 튀는 장면이 느린 화면으로 보여진다. ‘폭력의 피카소’라 불리며 오우삼을 비롯한 뭇 영화광을 사로잡았던 샘 페킨파의 <와일드 번치>는 고전 서부영화의 영웅신화를 재해석한 수정주의 웨스턴의 걸작이다. 선악이 불명확한 특유의 캐릭터와 넘치는 폭력성, 그리고 비장하지만 냉소적인 엔딩까지 할리우드가 싫어할 요소는 두루 갖춘 이 영화에 스튜디오가 기겁한 것은 당연지사. 그들은 페킨파가 하와이로 휴가를 떠난 사이 서둘러 재편집을 했단다. 그렇게 1969년 134분가량의 극장판이 개봉되었고 25년경이 흐른 1995년에야 비로소 감독이 재편집된 디렉터스 컷이 공개되었다. 국내 출시된 DVD는 당연히 오리지널 디렉터스 컷이니 안심하시길(이런 경우엔 오히려 극장판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페킨파의 영화는 언제나 논란을 일으켰으며 검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국내 출시된 <겟어웨이> 역시 페킨파답게 개봉 당시 처참하게 잘려나가고 마지막엔 결국 두 주인공이 잡혔다는 내용의 있지도 않은 자막까지 삽입해야 했던 영화다. 물론 DVD는 복원된 버전이다. 이 경우는 삭제된 것을 복원하는 대신 있는 것을 삭제했으니 디렉터스 컷의 세계도 참으로 오묘하다.

도전! 6시간동안 두가지 버전 감상하기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1987)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로치 | 출연 존 론, 조앤 첸| 상영시간 163분/218분 |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아나모픽 2.35:1 | 오디오 영어 돌비 디지털 2.0 | 자막 영어, 한국어 | 지역코드 0 | 출시사 SRE

개봉 뒤 일정 시간이 지나 감독의 명성이 높아졌다든가 재개봉된다든가, 아니면 어느 사이엔가 열혈팬들이 생겼다든가, 여차한 이유로 처음 아쉽게 편집했던 장면들을 복원한 디렉터스 컷이 공개된 이후 대부분의 영화는 극장판보다는 디렉터스 컷으로 기억되게 마련이다. 그 유명한 <블레이드 러너>가 그렇고 <여인의 음모>가 그렇다. 그렇다면 문득 극장판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만도 하다. 국내 출시된 <마지막 황제> DVD는 바로 이런 이들을 위한 타이틀이다. 163분의 극장판과 약 50분이 추가된 218분가량의 디렉터스 컷을 동시에 수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의가 감옥에서 민주주의의 역사에 관한 책을 읽으며 자신이 공화국과 굴욕적인 조약을 맺었음을 깨닫게 되는 장면, 당 간부 앞에서 공산당의 과거청산 강령을 소리내 읽는 장면, 일본에 기탁했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는 장면 등 몰락하는 왕조와 새롭게 시작하는 공산당 정부를 통해 역사의 소용돌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등이 추가됐다. 또한, 부의의 외국인 가정교사와 환관들의 대립, 테니스를 치다 황후의 바지가 벗겨지는 장면, 부의가 일개 일본대사에게 모욕을 당하는 장면 등도 감독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들이다. 극장판과 감독판을 모두 본다면 무려 6시간 이상이 걸리겠지만 두 버전을 비교해보는 것, 한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미션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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