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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년 전 사랑과 영혼,<천년호> 촬영현장
2003-02-03

“조용해주세요. 슛 들어갑니다.” “이 얼 싼.” 한국 스탭들과 중국 스탭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촬영장의 분주함이 더해진다. 나무들을 가르는 조명이 없었다면 정말 귀신이라도 나올 법한 밤. 중국 항저우(杭州)시 린안(臨安) 근교의 수상공원에서 영화 <천년호>의 촬영이 한창이다. 이제 곧 시작될 자운비(김효진)와 비하랑(정준호)의 추격신을 촬영하기 위해 거대한 와이어 트랙이 촬영장 한켠에 대기 중이다. 이광훈 감독과 무술감독 원덕은 번갈아가면서 연기와 동작들을 지시한다. 촬영이 시작되면 사당을 뛰쳐나와 비하랑에게 쫓기는 자운비의 와이어 액션신이 펼쳐진다.

“이 영화는 멜로드라마가 중심”이라고 말하는 이광훈 감독은 신상옥 감독의 1969년작 <천년호>를 원안으로 새로운 형식의 멜로드라마 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원작이 갖고 있는 공포영화의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작 <천년호>의 여우 ‘호’(狐)를 호수 ‘호’(湖)로 바꾸기도 했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원귀가 된 자운비와 그녀를 기어코 죽여야만 하는 신라의 장수 비하랑, 그리고 그를 연모하는 진성 여왕(김혜리) 사이의 드라마가 이 영화의 중심이 될 것이다. 현재 촬영은 60% 정도 진행 중이며, 린안에서의 촬영이 마무리되는 대로 서천목산쪽으로 옮겨 중국 촬영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개봉은 2003년 6월 말 예정. 사진 정진환 글 정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