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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부작 TV시리즈 <요요 몬스터>
2003-02-03

짱아야,우주와 함께 제작사도 지켜줘!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26부작 TV시리즈 <요요 몬스터>. 제목을 듣는 순간 ‘요요’에 ‘몬스터’라니, 너무 진부한 소재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겠다. 솔직히 그런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10월부터 MBC에서 방영될 예정이라는 이 작품을 꼭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먼저, 회사 설립 뒤 몇년 동안 고군분투해온 제작사 홍익애니맥스가 쏘아올린 첫 번째 공이기 때문이다. 고생해서 만든 기획작을 큰 회사에 헐값으로 넘기고 쓴눈물을 삼키던 김복훈 사장의 모습이 크게 각인되어서인지도 모른다.

직원이 하나둘 줄어가던 암울한 시기를 ‘그래도 이 길’이라며 인내해온 이곳 사람들을 그저 옆에서 지켜만 보다가, 성과가 보이기 시작한 지금 이때다! 하고 소개할 수 있어서 솔직히 기쁘다. 이 모습이 다소 편향되게 느껴진다면 달게 손가락질 받겠다(그래도 박수는 쳐야겠다).

그렇다고 <요요 몬스터>가 정말 진부하기만 한 작품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홍익애니맥스는 요요와 몬스터라는, 이미 검증된 아이템을 이용해 탄탄한 구성을 시도했다. 1화는 이미 더빙과 편집까지 완성된 상태다.

이야기는 바야흐로 스페이스 판타지. 중세와 미래 분위기가 공존하는 우주 저편의 사파이어 왕국이 배경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별들이 평화를 지켜오는 데는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요요 몬스터. 요요 안에 엄청난 힘을 지닌 몬스터가 서로를 견제하며 평화를 지켜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곳 여왕이 보관 중인 일곱개의 요요 몬스터를 노리는 존재가 있으니 다름 아닌 마왕 싸이클론이었다. 그는 요요 몬스터를 차지해 전 우주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싶어한다. 결국 마왕의 침공을 피해 달아나다 요요 몬스터가 흩어진 지구에 착륙하는 사비나 여왕. 그렇게 여왕과 요정 하이신스, 시종 키로로는 지구 소녀 짱아를 만나게 된다. 요요 몬스터를 찾아 일행이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홍익애니맥스는 미국의 ‘PorchLight’사와 배급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의 JCF사에 총제작비의 20%를 투자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이야 일반화됐지만 이미 90년부터 2D와 3D를 자연스럽게 합성해온 홍익애니맥스의 강점이 여기서도 살아났다.

언뜻 보면 무난한 주제에 무난한 TV시리즈. 그러나 주인공 짱아가 풍기는 활력은 작품 전반을 압도하고 보는 이를 끌어들인다. 그동안 경험을 쌓아온 제작사의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들어있기 때문일 것. 도우미 역할에 그쳤던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서고, 소년이 어시스트 역할을 맡은 것도 기존 몬스터 물과 차별되는 점이다.

일단 MBC와 방영 계약을 체결했지만 홍익애니맥스가 넘어야 할 산은 높다. 제작비를 구해야 하고, 퀄리티를 유지해야 하고, 해외 시장도 개척해야 한다. 넘어온 산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험난한 등반을 잘해내리라 생각한다.

짐작이지만 아마도 짱아 일행은 일곱개의 요요 몬스터를 되찾을 것이고, 우주의 평화는 유지될 것이다. 우주 평화 유지에 실패하는 아동물은 거의 없으니까. 그럼에도 보는 이를 압도하는 활기와 움직임은 진부한 주제와 무난한 영상을 곧 잊어버리게 만든다. 역시 문제는 돈인데, 하늘에서 돈 좀 떨어지지 않으려나 역시 로또에 역전을 걸어야 할까 김일림/ 월간 <뉴타입> 기자 illim@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