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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몰아라, 상 받아라

3월까지 각종 시상식 몰려, 제작사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메릴 스트립은 ‘갈망’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수상에 대한 갈망, 인정에 대한 갈망, 그리고 돈에 대한 갈망. 상영의 그 짧은 순간 외에 영화가 관객의 관심을 끄는 최고의 방식이 바로 시상식일 것이다.바야흐로 시상식 시즌이다. 미국 내 TV채널과 인쇄매체들은 1월부터 3월까지 유명 스타들의 상겨루기 결과를 매주 제공한다. 각종 비평가협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1월의 골든글로브에서 MTV 시상식, 배우협회, 감독협회 등의 시상식을 거쳐, 시즌의 대단원은 3월 오스카로 마감된다.영화사들은 9월 이후를 상을 하나라도 보탤 적기로 판단하여 그때 영화를 개봉한다. <뉴욕 프레스>는 ‘너무 많은 시상식, 너무 적은 고민’이라는 글에서 평론가의 고충을 고백한다. 12월 한달간 새로 개봉되는 40편의 영화를 허둥거리며 보고 있을 때, 이미 시상식들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카고>의 경우처럼 제작사는 인기있는 영화라는 환상을 불어넣기 위해 평론가들을 특정 극장, 특정 시간에 모두 초대하고 무료입장권을 뿌려 좌석을 꽉 차게 한다. 이 영화는 각종 협회의 수상 이후에도 2주간 뉴욕의 단 한곳의 극장에서만 상영함으로써 관객을 목마르게 하다가 골든글로브를 앞두고 확대 개봉하는 마케팅 전략을 썼다. 골든글로브 다음날 뉴욕 시내 극장가는 <시카고>와 <세월>을 보기 위한 관객행렬로 가득했다.오스카 전의 각종 수상은 오스카라는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하나의 발판이다. 각종 시상식이 오스카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되는 것이 그 시상식을 특색있게 해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그러하기 어렵다. 아카데미 위원회는 팔레스타인영화인 <신의 간섭>의 후보지명을 거부했는데, 그 이유로 팔레스타인이 아직 국가로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는 대만과 홍콩 역시 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쪽 영화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전한다.

<갱스 오브 뉴욕> 제작사인 미라맥스는 뉴욕영화평론가협회 수상 결정 하루 전날에 영화를 공개했는데, 가장 최근에 본 영화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리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파 프롬 헤븐>의 승리였다. 이처럼 제작사의 고도의 전략이 먹히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정치 캠페인처럼 자금을 더 많이 쏟아붓는 쪽에 관심이 기울어진다. 관객의 취향 역시 수상 결과에 의해 좌우된다.

<어댑테이션>으로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메릴 스트립은 실은 주연이지만 제작사의 힘으로 경쟁이 덜한 조연상으로 분류되었다. <시카고>의 캐서린 제타 존스, <디 아워스>의 줄리언 무어, <프리다>의 앨프리드 몰리나는 영화에 출연하는 시간에 상관없이 오스카 조연상 후보 지명을 위해 제작사들이 로비를 벌인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재미있는 데이터를 작성해 보인다. 세명의 각기 다른 시대의 여성이 절망과 문학으로 서로 연결된 삶을 살아가는 영화 <디 아워스>에서 오프닝 크레딧은 메릴 스트립, 줄리언 무어, 니콜 키드먼 순으로 등장하고, 스트립이 42분, 무어가 33분, 키드먼이 30분 출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라마운트는 스트립과 키드먼을 주연상 후보로, 무어를 조연상 후보로 지명하기 위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정민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