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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화계 ‘보톡스’ 부작용 몸살
2003-02-17

“제발 보톡스 좀 그만 해!” 보톡스 주사와 콜라겐 주입이 영국 영화판에 확산되면서 프로듀서들과 감독들은 ‘예쁜이 독약’이라고 불리는 이 성형수술의 노예로 전락한 배우들은 캐스팅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너무 잦은 보톡스 주사 시술로 얼굴 근육을 세심하게 움직일 수 없는 여배우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캐서린 제타 존스나 리즈 허슬리 등의 배우와 작업했던 영국캐스팅디렉터조합의 폴 드 프레이타스는 “3명 중 1명은 주름살을 없애고 입술을 도톰하게 하는 보톡스 주사를 맞고 있다. 우리는 오디션단계에서 그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수술흔적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며 불평을 털어놓는다. 200파운드 정도면 점심시간에 간단하게 시술받을 수 있는 이 ‘보톡스 열풍’ 은 할리우드에서부터 불었지만 지금은 영국 전체를 덮고 있다고. 할리우드는 지난 2002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미용목적으로의 보톡스 시술을 허용하는 허가가 떨어진 이후 여배우들의 보톡스 주사의 남용이 급증해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물랭루즈>의 감독 바즈 루어만은 “대사없이 얼굴만으로 감정을 표현해내는 여배우를 본 적이 없다. 하려 해도 아주 이상한 얼굴 모양이 돼버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엘리자베스 헐리, 안젤리카 휴스턴, 피어스 브로스넌 등을 캐스팅했던 영국 캐스팅디렉터 제레미 짐머먼도 이에 동의한다. “미키 루크는 최근 받은 수술 때문에 마치 얼어붙은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배우가 아무런 감정도 표현할 수 없는 얼굴이 됐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지 않나”며 통탄했다. 하지만 인터내셔널 아티스트의 드라마태스팅 대표인 미셸 밀번은 “문제의 근원은 미국이나 영국이나 여배우들에게 늘 젊어보여야 캐스팅될 수 있다는 거대한 압력을 주는 것”이라며 이 비정한 시장의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