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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수렁에서 건져올리기
김현정 2003-02-17

디지털영화 강국 꿈꾸며 부흥계획 세우는 일본침체에 빠진 일본 영화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일본 정부와 도쿄시, 감독들이 영화산업 부흥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2008년 문을 열 스튜디오 시티도쿄(SCT)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전했다. 다카하시 마사루 감독이 준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SCT는 도쿄 하루미지역 4000㎡ 부지에 들어설 일본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 주요 영화사들을 규합해 후반작업 시설과 배급센터, 영화학교까지 망라할 예정이며, 데이비드 핀처와 오우삼, 데이비드 힌드맨 미국영화협회 수석운영위원 등 할리우드 인력도 고문위원회에 포함돼 있다.

문제는 시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 3대 영화사인 도호와 도에이, 쇼치쿠는 전성기를 누렸던 1960년대에 비해 제작과 배급 규모가 10% 수준으로 축소됐다. 제대로 된 스튜디오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도 도에이뿐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사진)이 흥행에 성공했던 2001년을 제외한다면 일본영화의 흥행수입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다가, 외화로라도 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영화사가 소유한 극장 체인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 일본의 주요 경쟁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한국에 비해 인건비가 비싸다는 점도 일본 영화산업이 극복해야 할 중대한 약점. 실제로 도에이의 <트라이>와 도호의 <스파이 조르게>는 부분적으로 중국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SCT 준비위원회는 일본의 디지털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을 미래의 희망으로 꼽는다. 영화제작과 배급형태가 디지털화하고 있는 지금, 일본은 몇년 이내에 디지털영화의 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는 것. 일본의 어느 영화사 대표는 메이저 영화사들이 SCT 건설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경쟁에서 살아남아 흔들리는 영화산업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희망이 그 이유”라고 밝혔다.

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