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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는 나의 힘?
김혜리 2003-02-24

할리우드 프로덕션 유치를 둘러싼 국가들 사이의 경쟁 치열

할리우드영화 및 TV시리즈 프로덕션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부쩍 치열해지고 있다. 캐나다 재경부 존 맨리 장관은 2월18일 저녁 캐나다에서 이루어지는 해외영화 및 TV프로덕션의 세금감면 비율을 11%에서 16%로 상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할리우드를 비롯한 외국 제작자들이 캐나다에서 영화를 찍으면 캐나다 노동력에 지불한 비용의 16%를 환급받게 됐다. 최근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미국영화와 TV시리즈로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위험한 마음의 고백> <스몰빌> 등이 있다.

즉시 효력을 발휘할 이번 조치는 할리우드 프로덕션 유치를 둘러싼 국가들 사이의 경쟁이 부쩍 뜨거워지면서 캐나다 프로덕션 업체들이 정부에 압력을 행사한 결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원 데이비드 다이어와 민주당 하워드 버먼 의원이 할리우드의 해외 프로덕션 바람이 미국 경제에 끼친 손실(약 100억달러 추산)을 지적하며, 임금 2만5천달러 이하 스탭 고용비에 대한 25%의 세금 감면을 제안한 것에 대응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영화 프로덕션이 시장 안에서 창출하는 보이지 않는 경제적 효과는 실제 비용의 7배에 달하다는 것이 통설. 세계 최대 자국영화산업이 캐나다, 호주, 유럽 등지에서 판을 벌임으로써 후반작업 시설부터 출장 요리업계에 이르기까지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에 대한 미국인들의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18일 리처드 M.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션을 따낸 영화 <시카고>가 토론토에서 촬영된 사실에 유감을 표하면서 “우리가 돈과 크리에이티브를 댄 작품의 프로덕션을 왜 해외로 내보내야 하는가?”고 덧붙였다. 어처구니없게도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전기영화 촬영지를 몬트리올에 뺏긴 뉴욕시 영화·텔레비전 오피스도 2월18일 토론회를 열어 세금 혜택을 디지털영화에 확장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버라이어티>는 뉴욕시가, 닷컴기업 거품이 남긴 건물들을 스튜디오 시설로 전환하는 정책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경쟁적으로 고급한 인력과 저렴한 비용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해외 로케이션은 미국의 공세적 방어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당분간 할리우드 제작자들을 유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션 임파서블> <스타워즈> 등 블록버스터의 요람으로 주가를 올린 호주는 <피터팬> <크로코다일 헌터> 프로덕션을 유치했다. 자원과 역량을 집중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마무리짓는 뉴질랜드는 북섬에 <라스트 사무라이>의 무대인 19세기 일본을 부활시킨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외에 부상하고 있는 할리우드 해외 촬영지는 저임금의 고급 인력 외에도 유럽영화 전성기의 유적인 유서깊은 거리와 스튜디오를 보유한 동유럽. 체코 프라하는 2003년 <밴 헬싱> <헬 보이> <추한 미국인> <그림 형제> 등 4편의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와 의 히틀러 전기물 <악의 기원>에 로케이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슬로베니아는 옛 수도 류블랴나에 800만달러를 투자한 종합촬영소를 열었으며, 헝가리도 <스파이게임> <아이 스파이> 프로덕션을 끌어들인 실적을 이어나갈 전략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