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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팔아 영화찍기
2003-02-25

영화사 기획시대가 뜻밖에 바쁜 밸런타인 데이를 보냈다. 기획시대 직원들이 밸런타인 데이를 위해 준비한 상품은 영화 티켓이 아니라 초콜릿. 기획시대는 제작 중인 장편 에로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컨셉을 살려 연인의 몸에 발라준 뒤 직접 핥아먹는 ‘보디 초콜릿 맛있는 사랑’을 직접 개발해 판매에 나섰고, 2월 10일부터 2∼3일 사이 처음 제작한 물량 1만개가 매진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사업으로 기획시대가 얻은 순수익은 1억원. 기획시대는 이 1억원을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고르게 분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획시대가 이처럼 다소 파격적인 상품을 개발하게 된 까닭은 <맛있는 섹스…> 제작이 난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에로비디오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 극장용 장편영화를 만들게 된 봉만대 감독의 <맛있는 섹스…>는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8억원을 모아 촬영을 시작했지만, 제작비가 모자라 애초 개봉예정일이었던 2월14일을 한참 넘겨 개봉하게 됐다.

“투자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라”는 유인택 대표의 주문과 개봉예정일인 밸런타인 데이가 맞물려 탄생한 상품이 바로 바르는 초콜릿이었던 것. 기획시대는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사를 물색해 국내에서 보기 드문 영화 관련 상품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화이트 데이에도 초콜릿을 추가생산할 계획. 기획시대는 이번 초콜릿 판매에 고무받아 영화관련 부가가치사업만 연구하는 신사업팀을 새로 만들고, <목포는 항구다> 등 기획 중인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그리 많은 액수는 아니었지만, 자본 부족으로 허덕이는 충무로에 ‘맛있는 섹스’는 새로운 영감을 줄 듯하다.

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