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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싫어하는 영화제
2003-02-25

“악의 축 영화제”가 2월26일부터 4월17일 사이에 미국 듀크대학에서 열린다. 사실상 영화제라기보다는 학생들의 보조적 커리큘럼의 일환으로 시작된 “악의 영화” 시리즈는 부시에 의해 악의 축으로 이름 붙여진 이라크, 북한, 이란, 그리고 워싱턴 정부로부터 악의 국가로 지명당한 쿠바, 시리아, 리비아의 영화들을 하루에 한편씩 여섯회에 걸쳐 상영한다. 2월26일 <술취한 말들의 시간>(바흐만 고바디, 이라크)으로 시작하여, 3월5일 <사막의 라이온>(무스타파 아카드, 리비아), 3월19일 <불가사리>(정곤조, 북한), 3월26일 <너무 두려운 삶>(후안 카를로스 타비오, 쿠바), 4월2일 <엑스트라>(나빌 알 말레, 시리아), 4월9일 <텐>(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으로 공식 상영일정을 끝내고, 4월17일 마지막날에는 9·11 사태를 단상으로 한 옴니버스영화 을 특별 상영한다. 이 밖에 이 영화들에 관한 토론회도 기획되어 있다.

로맨틱코미디, 가족드라마, SF영화 등등 상영 작품들의 면면이 보여주듯, 이 시리즈 행사의 목적은 악의 축이라는 이름 아래 왜곡되어온 일부 국가들의 문화에 대해 다양성의 태도로 다시 ‘대화’하려는 시도이다. 듀크대의 문학교수 아리엘 도프먼은 “이 영화들은 적으로 분류해왔던 상상의 세상들 안으로 즐거우면서도 침착하게 들어설 수 있도록 해주는 창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영화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이 대학 비교문학 교수로 재직 중인 진보적 문학이론가 프레드릭 제임슨은 “영화들은 때때로 놀랄 만한 방식으로 당신의 생각을 바꾸어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면서, “이 시리즈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또 배우기도 꺼리는 동시대의 여러 가지 다른 부분들을 담은 영화를 만날 독특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