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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관걕 동원력 신장
김혜리 2003-03-03

2002년 미국의 영화관객 수는 지난 43년간 최고치인 15억명을 기록했다. <버라이어티> 최신호는 이들의 관람 행태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할리우드의 관객 동원력 신장은 10대 관객과 블록버스터 외에도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영화들의 개발에 힘입었다고 분석했다. 물론 할리우드가 가장 애착하는 타깃은 10대 관객. 테마파크 놀이기구에 줄서듯이 화제작을 기다려서 반복 관람할 뿐 아니라 케이블TV, 인터넷에 밀착돼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마케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보통 틴에이저가 일주일 동안 소비하는 돈은 부모의 돈과 자신의 돈을 합쳐 약 136달러로 집계돼 1년 전보다 23% 증가했다. 이들이 영화산업의 새로운 금광으로 떠오른 DVD 시장의 주고객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10대들이 지지한 <트리플X>는 극장에서 1억4120만달러를 벌어들인 데 그치지 않고 DVD 출시 일주일 만에 비슷한 규모의 수입을 올렸다. MPAA의 2001년 통계에 따르면 가장 활발히 팽창하고 있는 인구층은 12살에서 17살 사이 청소년. 1997년 전체 관객의 14%를 점유했던 이들은 2001년 19%로 늘어났다.

또한 12∼17살 인구 중 스스로를 ‘단골 관객’이라고 부르는 청소년의 비율도 1997년의 45%에서 54%로 껑충 뛰어올랐다. 유치함을 경멸하고 어른처럼 행동하고 싶어하며 호기심이 왕성한 틴에이저 관객의 또 다른 특성은 윗세대 관객의 입소문에 귀가 엷다는 것. <버라이어티>는 같은 영화가 성공한 이유를 여기에 돌렸다.

그러나 10대 공략만으로는 할리우드가 15억장의 티켓을 팔아치울 수 없었다는 것이 <버라이어티>의 견해. 이같은 관점의 지지자들에게, 각양각색의 영화가 관객을 분할점유한 올해 2월의 박스오피스는 미국 영화산업이 다양한 틈새시장을 영리하게 공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물증이다. 묵직한 영화를 선호하는 중년 관객은 <시카고>와 <디 아워스>를, 젊은 남성관객과 그들과 팔짱 낀 데이트 상대들은 <데어데블>을 고르는 반면 젊은 여성들은 을 보러 가고 <데어데블>이나 에 구미가 당기지 않는 18∼24살 관객을 위해서는 R등급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이 상영 중이다. 전미극장주연합의 존 피시안 회장은 “2월에 이런 주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영화산업의 상태가 긍정적임을 입증한다”고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19%가량을 차지하는 또 다른 중요 관객층은 30대. TV를 벗삼아 성장한 이들은 영상물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좋고 싫은 취향이 선명하다. 대중음악산업의 10대 취향 홍수 속에서도 노라 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의 음반을 히트시키는 성인관객의 저력은 영화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 베이비 붐 세대는 최근 <시카고>나 <나의 그리스식 웨딩>처럼 품질과 재미가 검증된 영화에는 얼마든지 극장으로 나설 수 있는 계층임을 보여주었다. 최근 집계된 미국 관객의 연평균 관람횟수 5회. 이는 유럽 관객의 2.3회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미국영화협회(MPAA)는 오는 3월4일 개최되는 영화산업 ‘박람회’격의 행사 쇼웨스트(ShoWest)에서 연례 관객 통계를 공식 발표한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