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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가 몰라줘도 우리는 간다
박은영 2003-03-03

오스카가 홀대하는 코미디 영화인들이 마련한 ‘그들만의 잔치’가 제정 9년 만에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아스펜에서 열리는 미국 코미디영화제(United States Comedy Arts Festival)가 바로 그 잔치다. 코미디영화제는 패럴리 형제, 빌리 크리스털, 빌 머레이 등의 코미디 영화인을 주축으로 마련된 행사. 지난 25년간 오스카에서 코미디이거나 코미디적 요소가 있는 작품 중에서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호명된 작품은 <애니홀>과 <셰익스피어 인 러브> 단 두편뿐.

이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인 스튜 스마일리는 “오스카는 <에어플레인> <애니멀 하우스> 등 위대한 코미디영화도 간과해왔다”며 오스카의 편파적 선정을 지적한다. 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패럴리 형제도 “가장 뛰어난 배우 중 한 사람인 빌 머레이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데 불만을 표한다.

이들은 코미디영화가 스튜디오의 재정과 영화산업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작품성이나 예술성에서는 심각할 정도로 평가절하당해왔다고 밝힌다. 실제로 2002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500편 중 코미디영화가 25%를 차지했고, 2002년 최고의 흥행작 10편 안에 든 영화 중 코미디는 모두 5편이었다. 그러나 오스카는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시카고> <갱스 오브 뉴욕> <디 아워스>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피아니스트>를 선정해, 다시 한번 코미디를 배제했다. 이에 <어바웃 어 보이>의 와이츠 형제는 “몸에 좋은 약이 반드시 쓰기만 한 건 아니”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진다.

코미디 영화상은 코미디 작가, 감독, 배우, 프로듀서 300인의 투표로 선정하며, 최우수 스튜디오 코미디, 최우수 인디 코미디, 최우수 데뷔 감독, 관객상 등 4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올해는 <어바웃 어 보이>가 최우수 스튜디오 코미디상을, <나의 그리스식 웨딩>이 최우수 인디 코미디상과 관객상을, <이그비가 간다>(Igby Goes Down)의 버르 스티어스가 최우수 데뷔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