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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계단: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뉴 페이스를 만나다 [5]
이영진 2003-03-28

끝나고 나서 울었어요?

김민선 너희는 어디서 촬영해?

조안 수도여고에서 찍어요.

최강희 요즘엔 학교에선 다 찍게 해줘? 우린 되게 힘들었어. 속이고 찍었거든. 선생님이 죽임당하고 그러니까. <아카시아>라는 이름의 다른 대본까지 만들었다니까. 지혜가 목매달아 죽는 장면에서도 짱 보는 스탭이 따로 있었어. 인기척이 들리면 ‘내려’ 그러고, 아무 소리 없으면 다시 끌어올리고 그랬는데….

박한별 현장에선 안 떨려요?

최강희 제일 먼저 촬영하나 보네. 난 등교장면이 첫 촬영이었어. 영화에 처음 나오는 장면. 현장에 가면 생각보다 맘이 편해. 나만 그런가.

김민선 난 처음엔 숙소 보고 기절했던 게 기억나. 방이 너무 좁고 허름하니까. 좋은 데로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장롱 열면 이불 쏟아지는 그런 곳이었어. ‘여기서 어떻게 지내요’ 했더니만 심은하, 전도연 다 여기서 잤다고 그러시는 거야. 그래서 조용히 잤지.

최강희 첫 촬영 때 아침부터 감정잡았더니 밤 되니까 힘이 뚝 떨어지는거야. 그때 알았지. 에너지는 모았다가 한방에! 그러다 나중에 미연 언니 머리 잡고 너무 세게 던지는 바람에 된통 찍혔지. 그거 끝내고 미연 언니가 화장실에 갔는데 일 본 다음 바지 올렸는데 너무 허전해서 다시 봤더니 바지가 다 찢어졌더래.

김민선 난 개인적으로 촬영 전에 대사연습 많이 하는 거 안 좋은 거 같아. 연습이 완벽하면 현장에선 그 톤밖에 못하는 거지. 상황만 숙지하고 대사를 치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감독님이 여자분이셔?

최강희 되게 좋겠다. 대화가 편할 테니까.

김민선 우리 땐 감독님들이 여자들의 미세한 감정을 더 잘 알았다니까. 여자보다 여자를 더 잘 아는 거지. 중간 이후론 대본이 없어서 막막하긴 했는데. 그래서 같이 풀어나가려고 이야기도 많이 했고 그래서 좋은 것 같아. 볼살이 쏙 빠질 정도로 몸은 힘들었지만.

최강희 박 감독님은 열등감 심어준다고 (윤)지혜한테는 되게 무섭게 했어. 싸한 감정이 안 온다고. 얼마 전에 지혜 만났는데 지금도 억울하대.

송지효 우리 감독님도 이간질 시작하셨어요. (웃음)

최강희 이번엔 귀신이 누구야? 내 촬영 때는 거의 코미디였거든. 귀신이라고 이동차 타고 다니는데 중심 못 잡아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흔들고 다녔어. 그때 와이어 좀 연마했는데 이번에 대역 해줄까? 나중에 10편 정도까지 가면 귀신들만 다 모아서 영화 만들어도 되겠다.

박한별 <여고괴담> 끝나고 뭐했어요? 제 경우엔, 갑자기 할 게 없을 것 같은데….

최강희 귀신 역할 많이 들어와. (웃음) 걱정 마.

김민선 나 같은 경우 반년을 붕 떠서 살았어. 그래도 지금까지 왔잖아. 둘러보고 앞으로 가다보면 어느 순간 자기 뒤에 길이 나 있다잖아.

최강희 아직 잘 모르겠고. 그런 부분에 대해선 이야기하는 게 뭐라 말하기 좀 겁나.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조안 끝나고 나서 울었어요?

최강희 우린 끝나면서 아무도 안 울었거든. 학교 친구처럼 내일 보자 그랬어. 열심히 학교를 안 다녀서 그런지 나는 촬영 때 진짜 학교를 다시 다녀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

박지연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 같은 건 없어요? 전 그게 잘 안 되거든요.

최강희 나도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니야. 근데 그건 자기한테 너무 힘들어. 반대로 생각해봐. 어떤 직업이 6개월마다 남자친구 바꿔주냐. 사람들이 알아봐주지. 밥 먹여주지. 4년째 나도 남자친구 없지만 잘 견디잖아.

김민선 네가 말하고 싶을 때 말하고, 친해지고 싶을 때 친해지고 그래.

최강희 대인관계 좁은 배우 중 하나야, 나도. 그래도 잘 지내고 있어. 그걸 신경 쓰는 게 더 문제야.

송지효 이번에 노출신 있는 거 아시죠?

최강희 음, 관객을 그걸로 더 모으려고 하는군.

김민선 우리 때랑 똑같네. 감독님이 우리 쓰러지는 장면에서 치마 조금만 더 올리고 요염한 포즈를 취하라고 항상 강조하셨는데.

송지효 전 엉덩이까지 나오는데요.

최강희 이제 보니까 자랑하는 거네. 난 몸 나오는 거였으면 캐스팅 안 됐을 거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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