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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부시, 각오하시오!
김혜리 2003-04-07

부시 행정부와 빈 라덴의 관계 밝히려는 마이클 무어 신작 <화씨 911>

반전 영화인들의 블랙리스트가 작성될지 모른다는 풍문이 나돌 만큼 분위기 흉흉한 할리우드에서 전 오스카 수상 소감을 미 행정부를 공격하는 무기로 삼은 감독은 어떤 일을 겪게 될까? 실직? 아니면 따돌림? 그러나 제75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소요를 일으켰던 <볼링 포 콜럼바인>의 마이클 무어 감독은 고립은커녕 승승장구를 자랑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마이클 무어의 신작 다큐멘터리 <화씨 911>은 제작사들의 ‘열띤 경매’ 끝에 수천만달러의 제작비 선불과 러닝 개런티 조건을 내세운 멜 깁슨의 아이콘프로덕션과 계약을 맺었다. <화씨 911>에 대한 관심은 300만달러의 예산으로 제작된 <볼링 포 콜럼바인>이 세계적으로 4천만달러에 달하는 입장수입을 올린 성과에 비추어보면 당연한 것. 마이클 무어는 “나는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대신 신작의 계약을 따냈을 뿐 아니라 그 다음 영화에 대한 프로포즈도 받고 있다. 내가 쓴 책도 다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 정상으로 복귀하고 있고 <볼링 포 컬럼바인>의 비디오 세일즈도 순조롭다. 이는 많은 미국인들이 우리의 병사들을 염려하면서도 정부에 대해 회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라고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마이클 무어의 차기작 <화씨 911>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전직 대통령 부시와 오사마 빈 라덴 일족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가 될 예정. 이는 곧 미국이 왜 증오와 테러리즘의 표적이 됐는지 해명하는 작업이기도 하다고 무어는 밝혔다. 정황으로 추측하는 바이지만, 부시가와 빈 라덴가의 인연은 부시 전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인 예멘 출신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재벌 모하메드 빈 라덴의 비즈니스 관계로 시작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빈 라덴 일족이 큰돈을 투자한 칼라일 투자그룹과 관계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 모하메드 빈 라덴의 유산 3억달러는 오사마 빈 라덴의 군사자금이 됐고 오사마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 해방군 시절 CIA의 교육과 지원을 받았다. 걸프전 도중 부시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미군을 파병하자 빈 라덴은 알 카에다 캠페인을 시작했고 10년 뒤 9·11 사태가 터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9·11 사태 이후 두달이 지날 때까지 빈 라덴가와의 연줄을 유지했다”고 말하는 마이클 무어는 <화씨 911>이 9·11 이후 미국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일의 실체와 부시 행정부가 어떻게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비극을 이용했는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화씨 911>을 통해 아직 답을 얻지 못한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는 마이클 무어는 이미 신작을 위해 1년에 걸친 리서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어는 오스카 시상식에서의 자신의 격앙된 태도도 부분적으로 새로운 리서치에 자극받은 것이라고 <버라이어티>에 털어놓기도 했다. 마이클 무어는 <화씨 911>을 2004년 칸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제작해 같은 해 가을 미국 대통령선거에 앞서 개봉할 계획이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