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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부는 이라크 모래바람
2003-04-08

이라크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 내에서 전쟁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나 조크가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 4년 전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던 극장판 <사우스 파크>의 사담 후세인 유머는 요즘 할리우드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됐다. 전쟁의 유탄을 제일 먼저 맞은 인물은, 여섯편가량의 영화에서 사담 후세인으로 출연해온 제리 할레바(56)다. 로비스트가 주업인 할레바는 후세인과 닮은 외모 덕택에 걸프전 직후에 개봉한 <못 말리는 비행사>와 <위대한 레보스키> 등에 단역으로 등장하면서 연기를 부업으로 삼았다. 제리 할레바는 <사담 후세인을 닮았다는 것과 몇몇 다른 행운>이란 제목의 회고록까지 준비 중이었으나, 전쟁이 발발하자 빨간 넥타이에 성조기 커프스를 단 채 공화당 지지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인 마케팅 분야에서도 작은 소동이 있었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4월5일 개봉한 <왓 어 걸 원츠>의 지면광고가 전쟁에 대한 특정 입장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비주얼을 막판 교체했다. <왓 어 걸 원츠>는 오래 전에 헤어진 아빠를 찾아 런던으로 날아가는 미국 10대 소녀의 이야기로 전쟁이나 정치적 견해와는 무관한 영화. 그러나 워너는 무표정한 두명의 영국 왕실 근위병 사이에서 성조기 문양의 탱크톱을 입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는 여배우의 포즈가 승리의 V자로 읽히거나 반대로 반전 평화 촉구 사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지면광고 사진을 교체했다. 새롭게 바뀐 사진에서 주인공은 엉덩이에 손을 올려놓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웹사이트나 빌보드용 이미지는 미처 교체되지 않았으나 관객의 불만은 아직 접수된 바 없다고 워너의 대변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