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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친구들 앞에 고개 숙인 영웅
김현정 2003-04-15

<무간도>, 남우주연상 등 주요 7개 부문 싹쓸이

<무간도>가 제22회 홍콩 금상장영화제 감독상과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일곱개를 휩쓸었다.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확산과 장국영 사망 여파 때문에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금상장영화제는 <무간도>와 <영웅> 두편이 대결구도를 이뤘지만, <영웅>은 촬영상을 제외하면 미술상, 작곡상, 액션지도상 등 기술부문에서 수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여우주연상은 <디 아이>의 이심결, 남우조연상은 <무간도>의 황추생, 여우조연상은 <더블비전>의 유약영에게 각각 돌아갔고, 최우수 아시아영화상은 <엽기적인 그녀>가 수상했다.

장국영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수상여부가 관심을 모았던 <이도공간>은 양조위에게 트로피를 양보하고, 나지량이 청년감독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 선전한 <쓰리> 역시 11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지만, 신인여우상 한 부문만을 수상했다. 이중 황추생은 <상비> <일록연> <무간도>로 같은 부문에 세번 후보로 지명됐고, 크리스토퍼 도일은 <쓰리> <영웅>으로 두번 후보에 올라 주목받았다.

4월6일 홍콩 컬처센터에서 열린 금상장영화제는 예년보다 소박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SARS가 퍼져 뒤숭숭한 사회상황을 존중하기 위해 레드카펫 없이 시상식이 열렸고, 해외 게스트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참석한 게스트들은 마스크를 썼다. ‘사대천왕’으로 불리는 장학우와 유덕화, 여명, 곽부성은 장국영의 대표곡이자 <영웅본색> 주제가인 <당년정>을 불러 숙연함을 더했다. 트로피를 받아든 주인공들 역시 기쁜 마음을 드러내기보다는 SARS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고 수백명에 달하는 SARS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모습을 보였다.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