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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성차별

지금 할리우드에서는 이런 말이 나올 정도이다. “미 상원의회조차도 할리우드보다는 진보적이다. 여성 상원의원의 비율이 14%라면, 여성 영화감독의 비율은 4%이다.” 여성감독들을 차별하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제작자, 프로듀서를 겨냥해 나온 말이다. 현재 할리우드의 에이급 스튜디오에서 활동하는 여성감독은 캐스린 비글로, 노라 에프런 정도로 손에 꼽힐 만한 수준이다. <타임>이 마사 쿨리지, 조디 포스터, 페니 마셜 등등 무수한 명단을 열거하며 “여성감독의 메이저영화 붐”이라고 기사화했던 1991년의 상황과는 확연히 대조적이다.

1991년 이후,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유니버설픽처스는 2001년 데보라 캐플란의 <조지와 푸시캣> 제작 이후, 여성감독의 영화로는 데이지 본 실러의 <더 구루> 한편만을 제작했을 뿐이며, 이십세기 폭스는 린다 멘도사의 <체이싱 파피>를 제외하곤 4년간 단 한편의 영화도 여성감독에게 연출을 맡기지 않았다. 상황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디즈니는 1998년 이후 여성감독의 영화를 두편 제작했고, 드림웍스는 1999년 이후 단 한편도 제작하지 않았다. 1992년 이후 여성감독이 연출한 14편의 영화가 각각 60만달러 이상의 고수익을 거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여성감독 기피현상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어덜트 드라마를 기피하고, 액션스릴러와 십대 코미디를 주소재로 삼는 최근 10년간의 할리우드 변화가 여성감독들을 차별하는 현상을 낳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는 할리우드의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한석 mapp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