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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38편 프리뷰 [11]
김현정 2003-04-18

디지털 애니 <애니매트릭스>

<애니매트릭스>는 4년에 걸친 전주영화제 상영작 중 드물게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할 만한 영화들이다. 전주영화제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디지털 프로젝트로 상영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트릭스>가 ‘못다한 이야기’를 담는 <애니매트릭스>는 지난 3월 미국에서 극장 상영된 바 있는 <오시리스호 최후의 비행> 등 6편의 에피소드와 2편의 메이킹 필름을 묶어 상영할 예정이다. 매트릭스가 탄생한 배경과 <매트릭스>를 거꾸로 뒤집은 설정 등을 짧지만 강렬한 영상으로 전달하는 시리즈. <무사 쥬베이>의 가와지리 요시아키, <청의 6호>의 마에다 마히로, <이온 플럭스>의 피터 정 등 감독들의 이름만으로도 매진을 예감하게 한다.

한편, ‘디지털 애니메이션 스페셜’ 섹션에서 함께 상영될 예정이던 <원더풀 데이즈>는 상영이 취소되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제작사와 배급사의 일방적인 요구로 취소되었다고 밝히면서, 그간 단 1회 상영임에도 불구하고 <원더풀데이즈>의 상영에 각별한 신경을 써가며 상영을 준비해왔으나 제작사와 배급사의 마음을 돌리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미 예매한 250명에 한해서 환불조치 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http://www.jiff.or.kr)

작가주의 <스파이더> <파 프롬 헤븐>

디지털애니메이션이 규모와 이미지로 압도하는 데 반해 <스파이더> <파 프롬 헤븐>은 작가주의의 느낌으로 먼저 다가온다.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스파이더>는 <데드 링거> <크래쉬>를 연출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신작이다. 기계와 신체가 경계를 무너뜨리며 살을 섞는 기괴한 전작들과 달리 <스파이더>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억압 속에서 길을 잃은 한 남자를 느리고 집요하게 보여준다. 오랫동안 정신병원에 수감됐던 데니스는 아버지가 술집 여자와 함께 어머니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린 데니스는 홀로 거미줄을 엮으면서 미로를 만들지만, 그 기억이 믿을 만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폐막작인 <파 프롬 헤븐>은 <벨벳 골드마인>의 감독 토드 헤인즈의 명성, 어느 때보다도 인상적이라고 호평받은 줄리언 무어의 연기로 유명세를 탄 영화다. 더글러스 서크의 멜로드라마에서 영향을 받은 <파 프롬 헤븐>은 1950년대 미국 중산층 가정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하나씩 드러나는 관계와 무너지는 일상, 백인 중산층의 위선이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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