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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서울여성영화제 성황리에 폐막
박은영 2003-04-21

제5회 서울여성영화제가 4월18일 막을 내렸다. 영화제 유일의 경쟁부문인 아시아 단편경선에서 모두 18편의 작품이 각축을 벌인 결과, 김인숙 감독의 힙합 뮤지컬 가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다. 우수상은 대만 리징후이 감독의 <할머니의 노래>와 한국 이도 감독의 <발 만져주는 여자> 등 2편의 다큐멘터리 작품이 공동수상했다.

는 다양한 장르와 세련된 형식미, 여성주의 주제 등 올 아시아 단편경선 진출작들의 미덕을 고루 갖추고 있는 작품. 면접 시험장에 간 여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힙합 뮤지컬로 풀어간 이 작품은 예심 당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연기와 음악과 미장센 등의 아이러닉한 병렬방식으로 메시지를 형성했는데, 그 주제적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전환의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실체를 보여준다”는 것이 본선 심사위원단의 평가다. 4대에 걸친 여성들의 삶을 그린 <할머니의 노래>는 민요를 활용한 구성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해서, 도시 처녀와 농촌 총각의 결혼생활을 따라간 <발 만져주는 여자>는 대상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유머감각을 높이 사서,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편 실험영화 <동침>(하성실)은 “5분간의 독창적인 이미지로 구현한 경제적인 내러티브”가 돋보였다며, ‘특별 언급’됐다.

이 밖에 어린 자매의 따뜻한 우애를 그린 싱가포르영화 <천국의 비밀>은 관객상을 수상했다. 지난해부터 여성영화제가 옥랑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지원제도인 옥랑상의 올해 수혜 프로젝트로는 <엄마, 그냥 엄마로서만 남아있으면 안돼?>(류미례)가 선정됐다. 페미니스트 저널 가 “미래지향적이고 여성의 역할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에 주는 if상은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박경희 감독의 <미소>에 돌아갔다. “영화를 통한 여성주의 실천을 격려”하는 의미로 여성신문에서 마련한 여성신문상은 장애여성들의 홀로 서기를 그린 <거북이 시스터즈>(여성영상집단 움)가 받았다.

서울여성영화제는 올해 7개 부문에 걸쳐 19개국의 120편을 상영했다. 4월11일부터 18일까지 총 8일간 여성영화제를 다녀간 관객은 약 3만2천명. 89회 상영 중 58회가 매진됐으며, 좌석 점유율은 90%를 넘어섰다.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행사 후반부가 주중이기 때문에 관객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생각했으나, 뜻밖에 매진이 이어졌다. 관객이야말로 여성영화제의 힘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캐롤라이나> <벌거숭이 게임> 등 스타감독들의 작품과 <미소> <질투는 나의 힘> 등 한국 여성감독들의 작품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애니메이션의 새 물결> <사디 베닝 특별전> <자유를 향해> <월하의 공동 묘지> 등 특정부문에 치우침 없이 두루 사랑을 받았다. 특히 실험영화인 <그녀들만의 것>이 개막작을 제외하고 가장 빠른 매진을 기록해 앙코르 상영된 것은 관객의 다양한 성향을 방증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연례화로 돌아선 지 올해로 두 번째. 서울여성영화제는 올해 인터넷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는 등 관객의 비상한 관심 속에 치러졌지만, 두어 차례 영사 및 자막 사고가 있었고 일부 포럼이 통역문제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등 운영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감독과 관객의 대화시간을 크게 늘릴 예정이었으나, 감독특별전의 레아 풀과 한국영화회고전의 도금봉씨가 불참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