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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대신 극장?
2003-04-28

매니지먼트 업체가 극장까지 운영한다? 싸이더스HQ(대표 정훈탁)가 지난 4월23일부터 서울 스타식스 안산의 운영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향후 10년 동안 이 극장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을 갖게 된다. 혹시 ‘매니지먼트업계의 파워 불리기’가 아니냐고? 전후 사정을 알고 나면 그런 억측은 어려울 듯 보인다.

싸이더스HQ가 스타식스를 인수하게 된 과정은 이렇다. 이 회사의 간판스타 중 하나인 그룹 god는 지난해 이 극장에서 ‘100일 콘서트’를 열었다. 극장으로부터 받기로 한 개런티는 모두 30억원. 하지만 스타식스가 자금난에 빠져 있어 싸이더스HQ는 그동안 15억2천만원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최근 스타식스의 모기업 스타식스 코리아가 당좌거래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이 돈은 공중에 날아갈 위험에 처했다.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부채와 극장의 운영권을 맞바꾸는 것이었다. 얼핏 보기엔 싸이더스HQ가 15억여원을 지불하고 스타식스의 10년간 운영권을 매입한 모양이 됐지만, 실제로는 채권 회수를 위해 극장을 가져가게 된 것이다.

정훈탁 싸이더스HQ 대표는 “손실이 날 것 같으니 일단 극장 운영권을 받은 것이며, 매니지먼트 사업과는 특별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극장사업을 모르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위탁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 극장의 관객 수는 1년에 80만명 정도에 달해, 운영만 잘한다면 한해 동안 10억원 남짓한 수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얼떨결에 돈주머니와 바꾼 거위가 황금알을 낳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