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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수록 짧게
2003-05-12

블록버스터는 ‘짧고 굵게’. 대규모로 개봉해서 단시간에 돈을 긁어모으는 블록버스터영화들은 요즘 이런 전략을 제목에도 적용하고 있다. 5월2일 전세계 개봉한 <엑스맨2>(사진)가 대표적이다. 영화사이트 IMDb에 올라 있는 이 영화의 공식 제목은 <X2>. <엑스맨2>는 <X-Men2>라는 제목 아래 촬영을 진행하다가 개봉 몇주 전 <X2: X-Men United>라는 새로운 제목을 공개했지만, 스크린 위에 복잡한 부제는 떠오르지 않는다.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이런 제목을 사용하면 속편이라도 그 자체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관객은 반드시 1편을 보아야만 할 이유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만족을 표했다.

짧고 인상적인 제목은 <X2>만이 아니다. <인디펜던스 데이>의 <ID4>, <미션 임파셔블2>의 <M:I2>라는 성공적인 전례가 있고, <터미네이터3>는 <T3>, <젠틀맨 리그>는 <LXG>라는 제목으로 홍보를 진행 중이다. 박스오피스 전문가 로버트 벅스봄은 “인터넷에선 누구도 완전한 제목을 말하지 않는다. 약자로 대화하는 것은 네티즌들이 선호하는 쿨한 방식”이라는 말로 유행을 설명했다.

처음 이런 제목을 내세운 영화는 12년 전 <터미네이터2>. <T2>라는 제목으로 전세계를 휩쓸었던 이 영화의 프로듀서 마리오 카사르는 “우리는 중요한 무언가를 시작했던 것이다. 내 영화사 이름도 C-2다. 심지어 부시 대통령도 2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대부분 블록버스터에 해당하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LOTR>로 부르거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GWTW>로 부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짧은 제목은 누구나 좋아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