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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메이저를 꿈꾼다
2003-05-12

워너브러더스, 메이저들 긴축 무드 속에서 팽창 전략 지속

<매트릭스2 리로디드>와 <터미네이터3>는 2003년 할리우드 여름 성수기의 굵직굵직한 대작 오락영화 무리 중에서도 단연 파괴력 높은 카드다. 그리고 두 영화는 모두 워너브러더스의 영화다. 워너는 두 덩치 큰 여름영화 외에도 올 한해 동안 톰 크루즈 주연의 서사극 <라스트 사무라이> <루니 툰스: 백 인 액션> <매트릭스3 레볼루션> 등 무려 다섯편의 ‘이벤트영화’를 라인업에 세워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워너는 전몰장병기념일, 독립기념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연중 4대 대목에 대형 블록버스터를 배치하고 그 사이를 스무편 남짓한 중소 규모 예산 영화로 빽빽이 채우는 공격적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디즈니 등 다른 스튜디오들이 제작 예산 삭감 방침을 공표하고 있는 가운데, 워너의 연간 25편이라는 제작편수는 할리우드 메이저 가운데 최고치. <버라이어티> 최신호는 워너가 현재 새로운 제작 부사장을 추가 영입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제작 간부 전원이 저마다 4, 5편의 프로젝트에 책임을 지는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워너가 무리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원인을 스튜디오의 모기업 AOL-타임워너 그룹의 좋지 않은 형편에서 찾았다. 현재 AOL의 온라인 사업 수익성은 낮은 상태이며 휘말린 각종 소송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 결과 워너브러더스는 AOL-타임워너 그룹을 부양하는 섹터로 부각되고 있다. 출판, 방송, 온라인, 게임, 음반 등 종합 미디어 그룹의 각 부문 수익원을 영화를 통해 제공하는 워너의 책임이 커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워너브러더스의 경영책임자 앨런 혼과 제작 책임 제프 로비노프는 향후 3년간 박스오피스 대목을 선점할 프랜차이즈 라인업을 미리 세우고 DVD, 인터넷 등 그룹의 파이프라인에 계속 기름을 공급할 성공적인 ‘작은’ 영화까지 생산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최근 <슈퍼맨> 프랜차이즈의 좌절에도 불구하고 워너의 블록버스터 스케줄은 2005년까지 빽빽하다. 2004년에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트로이> <스쿠비 두2> <폴라 익스프레스> <오션스 트웰브>가, 2005년에는 <배트맨>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외에도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두편의 이벤트영화가 개봉예정이고, 난항 중인 <슈퍼맨> 프랜차이즈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중소 예산 영화의 지속적 공급도 어려운 숙제. 프랜차이즈영화가 스튜디오 시설과 마케팅 비용을 선점하는 상황에서 틈새시장에서 히트할 영화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워너는 1500만달러급 예술영화를 생산할 자회사 설립을 계속 꾀하는 한편 프로젝트의 1/3을 합작투자로 돌리고 공동배급을 꾀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워너의 전략은 적어도 올해는 효과를 볼 전망. <매트릭스> 시리즈와 <터미네이터3> 외에도 <캥거루 잭> <투 윅스 노티스> 등 중급 영화들이 짭짤한 수익을 낸 덕분이다.

워너의 행보를 바라보는 할리우드의 가장 큰 의구심은 과연 한해 다섯편의 이벤트 영화를 제작, 마케팅하는 동시에 나머지 적잖은 영화를 합당한 완성도로 만들고 푸는 일이 가능하겠냐는 것. 그러나 워너의 경영책임자 앨런 혼은 “우리는 메이저 중의 메이저가 되고 싶다. 많은 제작편수는 대중적 영화와 틈새영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라고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