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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의 돌파구찾기
김현정 2003-05-26

18개 문화단체, 독점적 배급관행으로 인한 <오세암> 파행상영 문제제기

이렇게 빨리 끝낼 수는 없다.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와 우리만화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영화인회의 등 18개 문화단체들이 5월21일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카페 느티나무에서 “한국 창작애니메이션 시장조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결집하게 된 계기는 5월1일 개봉한 <오세암>의 파행상영 사태. <오세암>은 오전만 상영하거나 다른 영화와 한회씩 교차상영하는 어려움을 겪던 끝에 개봉 1주 만에 서울 16개 스크린 중 대부분 극장에서 간판을 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세암> 제작사 마고21의 이정호 대표와 박재동 화백, 김청기 감독, <원더풀 데이즈>의 김문생 감독 등은 배급 독점으로 인해 한국 애니메이션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태를 비판하면서 세 가지 조항을 명시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히 <오세암>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이정호 대표는 배급과정에서 겪은 불신과 편견을 토로하면서 “<오세암>이 이런 편견을 돌파하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명서가 요구한 세 가지는 관객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하는 편법상영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인 개선방안, 창작애니메이션의 다양하고 안정적인 유통과 배급망 확보, 현행 스크린쿼터제 내에서 창작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센티브 적용이다.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의 이춘만 회장은 “안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마리이야기>가 국내에서 받은 대접을 생각해보라”고 환기시키면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실패가 단지 작품 자체의 질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상업성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지만,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마저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날 기자회견의 결론. 그러나 성명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는 아쉬운 지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전국 9만명 남짓한 관객을 동원한 <오세암>은 대관 등의 방법을 통한 장기상영을 모색 중이다.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