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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거리는 삶의 감각
2001-05-17

케이블TV영화 <라이브 플래쉬>

Live Flesh 1997년,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HBO 5월19일(토) 밤 12시

알모도바르의 영화를 보기란 즐거운 일이다. 한때 그의 영화는 싸구려 키치적인 감각과 원색의 화면, 그리고 스페인사회를 비웃는 블랙유머로 가득 차 있곤 했다. <비밀의 꽃>(1995) 이후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변하기 시작했다. 여성에 대한 그의 시선은 거장의 원숙함을 지니기에 이르렀으며 여성 특유의 모순성과 ‘픽션’에 대한 알모도바르 감독의 언급은 그의 관심사가 영화와 문학을 가로지르고 있음을 알기 충분했다. <라이브 플래쉬>는 알모도바르 감독이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만들기 전에 완성한 작품. 프란체스카 네리, 안젤라 몰리나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빅토르는 유별난 곳에서 태어났다. 바로 버스 안에서 세상과 첫대면을 한 것. 성인이 된 그는 엘레나라는 여성을 사랑하지만 뜻하지 않게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된다. 출감한 뒤 빅토르는 엘레나를 찾아가지만 이미 그녀는 불구가 되어버린 형사의 아내가 된 몸. 하지만 빅토르의 열렬한 구애와 남편보다 건강한 그의 몸은 엘레나의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빅토르와 엘레나, 그리고 엘레나의 남편 사이엔 질투와 애증이 뒤섞이는 상황이 벌어진다. <라이브 플래쉬>는 루스 랜들의 원작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로맨틱스릴러라고 굳이 분류할 수도 있는 <라이브 플래쉬>는 알모도바르의 성(性)에 관한, 그리고 육체성에 관한 언급이 특히 눈에 띄는 소품이다. 알모도바르 감독이 진부한 소재를 취하면서도 탄탄한 드라마를 구성하고 폭넓은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에 있어 가히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라이브 플래쉬>엔 최근 할리우드 입성에 성공한 스페인 출신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출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