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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면 찌르겠사옵니다,<은장도> 촬영현장
박혜명 2003-08-27

한껏 멋을 낸 젊은 남녀들이 신나게 춤추고 노는 록카페 안. 머리에 핀을 꽂고 긴 치마를 늘어뜨린 촌스런 외양의 아가씨 민서(신애)가 앉아 있다. 그 옆에는 그녀를 특별한 눈길로 바라보는 멋진 남자 주학(오지호)이 있지만, 민서는 옷깃 스치는 것도 조심스럽다. 집안 대대로 은장도와 열녀문을 가보 삼고 순결을 중시하는 가문 출신이기 때문. 그는 외간 남자가 손만 잡으려고 해도 가슴에 품은 은장도를 꺼낸다. 이것이 주학으로서는 최대의 난관. 오늘은 민서의 생일이라, 민서와 주학을 비롯한 몇몇 친구들이

♣ 주학이 선물한 유리 그릇을 떨어뜨린 민서. 가득 들어 있던 동전이 와르르 쏟아졌다. 민서와 주학은 서로 줍겠다고 나섰다가 서로의 손가락을 스치고 만다.

생일파티를 하려고 록카페에 모였다. 이 록카페는 <은장도> 제작진들이 양수리 스튜디오 내에 공들여 만든 세트. 한쪽 벽면을 장식한 폴라로이드 사진들부터 밴드를 위해 놓인 무대까지, 홍익대 근처 록카페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졌다.

<은장도>는 <보스상륙작전>을 연출했던 김성덕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이 영화에서 가장 이색적인 부분은 기존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의 두 주인공이다. CF에서 고상함과 신비로움을 강조했던 신애는 상당한 실력으로 은장도를 휘두르는 ‘순결’주의자 여대생 민서로 분했고, 세련되고 단정한 이미지의 오지호는 한 여자만 죽도록 쫓아다니는 열혈 청년으로 등장한다. 이 외에 이름과는 정반대로 거침없고 터프한 여자 가련(송선미), 여자 꼬시는 작업에 있어 ‘이론만은’ 빠삭한 남자 킹카(윤다훈)가 등장해 영화의 코믹한 요소들을 더할 예정. 김성덕 감독은 이 영화를 “섹스는 사랑, 섹스는 결혼, 섹스는 스포츠라는 3가지 유형의 섹스관을 다룬 섹스코미디”라고 말했다. 강도 높은 섹스신과 입담도 있을 것이라고 슬쩍 귀띔을 놓는다. <은장도>는 현재 80%가량 촬영이 진행된 상태. 8월 말까지 모든 촬영을 마친 뒤 오는 10월24일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 정진환·글 박혜명

♣ 왼쪽 위부터 함재희, 최윤소, 신애, 오지호, 윤다훈, 송선미. 함재희는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소방수로 출연했었고, 최윤소는 쇼 프로그램 <장미의 전쟁>으로 얼굴을 알렸다.(왼쪽 사진)

♣ 배우들에게 연기를 지도하는 김성덕(가운데) 감독. 감독은 배우들에게 자연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능한 한 대본을 외우지 말라고 주문한다.(왼쪽 사진)♣ 록카페 가수로 일하는 은하가 노래하고 있다. 은하는 주학과 민서 사이에서 약간의 삼각관계를 유도하게 되는 인물. 실제로 가수로 활동 중인 지니가 맡아 연기했다. (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