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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매미에 몸무림치다
이영진 2003-09-23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해 경남 일대에 세트를 차렸던 영화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속 40m의 강풍이 가장 먼저 상륙한 경남 남해에 캠프를 둔 <고독이 몸무림칠 때>(사진)의 경우, 바닷가에 세워놓은 횟집 세트가 완전히 소실됐고 각종 소품 및 도구들도 물에 잠겨 못 쓰게 됐다. 현재 제작사인 마술피리가 추산한 피해액만 8천만원. 오기민 대표는 “큰 비까지 연이어 내려 복구작업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태풍 매미의 빠른 북상은 같은 날,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남 합천 세트까지 집어삼켰다. 9월12일 밤 10시부터 4시간 동안 70% 공정률을 보이고 있던 세트의 반을 모조리 파손시킨 것. 극중 가장 큰 규모의 전투신인 평양 시가전을 촬영할 곳이라 제작진의 아쉬움은 실로 컸다. 이성훈 프로듀서는 “제작일정에 차질을 줄이기 위해 시공 때보다 3배나 많은 인력을 투입해 세트를 복구 중”이라고 전한다. 이들 제작사들은 로케이션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 피해액을 신고하고 보상을 기다리고 있지만 큰 기대는 걸지 않고 있다.

지역영상위원회를 통해 피해상황을 확인한 영화인회의 한 관계자는 “촬영현장의 경우 전례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영화인들에게 촬영현장은 공장과 같은 것이라며 문화부 등 각종 유관기관들이 복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