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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화 상륙작전, 성공할까?
2003-10-02

<내 고향> 등 북한영화 7편, 당국에서 ‘이적성’ 심의 중

북한영화가 해운대에 온전히 착륙할 수 있을까. 올해 부산영화제가 심혈을 기울여 반입해 온 북한영화 7편이 이적성 시비를 넘어 일반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지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제 측에서는 개막을 며칠 앞두고 극적으로 금강산에서 공수해온 북한영화 7편의 비디오테이프 등 관련 자료를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에 보내놓고 상영 여부에 대한 답변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개막 이후인 10월 3일께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제 관계자들은 “낙관할 수 없는” 상태로 보고 있다. 반입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국정원 등 관련 기관이 “몇몇 작품의 경우 상영 불가 또는 제한상영이 불가피하다”면서 “7편 모두 일반 상영은 곤란하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 이용관 부위원장은 “비정치적인 소재의 영화를 골랐는데도 그런 의견을 들었다”면서 “혹여 다수의 작품에 제한상영 결정이 내려져 상영 취지가 훼손된다면 일반 관람 허가를 받은 영화라도 상영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부산영화제가 북한영화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불과 한 달 전이지만, 급조된 이벤트가 아니다. “북한 사회의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영화들을 모아 상영하자”는 기획은 이미 4년 전인 1999년부터 추진되어 왔다. 이번에 반입이 성사된 7편의 영화들은 북한 최초의 극영화인 <내 고향>(1949)을 비롯해 1990년대 멜로영화까지 고루 포함되어 있어, 북한 사회의 내부를 감지할 수 있는 진기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 영화인은 2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제한상영 철퇴를 맞았던 신상옥 감독의 <탈출기>를 기억한다면서 “이번 북한영화 상영에 또 ‘이적’ 딱지를 붙인다면 정부로서는 여전히 편협한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