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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3] 오늘의 관객 & PIFF 자원봉사자 정견
2003-10-02

시험 전야는 영화제에서!

고등학교 1학년 같은 반 친구들인 김경은(17 오른쪽), 이시내(17 가운데), 김혜진(17)씨는 종종 해운대에서 영화를 즐긴다. 오늘 그녀들의 초이스는 <오! 브라더스>. 예고편과 영화 소개 프로그램, 스토리를 모두 검토한 결과 합격점을 주었다나. 해운대에서 새로이 펼쳐지는 부산영화제에서 녀들이 기대하는 작품은 폐막작인 <아카시아>다. <여고괴담>의 서늘한 기운을 다시 한번 느끼려는 그녀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 볼 순 없지만 <스캔들>도 기대 중이다. 하필 영화제가 끝나는 시기에 맞물려 시험이 있다니, 여러모로 난관이 많은 영화제 순방이다. 그래도 친구들과 깨알 같은 휴식을 취하며 때로 웃을 수 있으니, 그리 슬프지만 않은 시험전야다.

글·사진 심지현

“자봉도 하고, 취직도 할래요”

올해 부산영화제 자원봉사단에선 유독 많은 외국인들이 눈에 띈다.

캐나다와 일본, 중국 등지에서 날아 온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은 한국어 실력은 어눌하지만, 친절 하나로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스물 하나인 중국인 정견씨도 그 중 하나.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부산대학교에서 국제무역학을 공부하기 위해 작년 9월 부산에 왔다. 이미 시험을 치르고 합격까지 한 상태에서 어학원을 다니는 중이다. 하숙생활과 어학원 생활 도중 알게 된 친구들에게서 부산의 명물인 영화제에 대한 소식을 듣고 참가를 결심했다고. “부산은 상하이와 분위기가 비슷해 유학을 오게 됐어요. 학업을 마치고 한국에서 취업을 할 생각이에요. 아마 결혼도…” 그가 담당하는 곳은 야외 상영장이다. 개막식 준비로 정신없는 와중에 호출을 받게 돼 조금은 얼떨떨한 표정이지만, 또박 또박 발음하며 성심껏 대답하는 모습이 딱 준비된 자봉 그 자체다. “말은 잘 못하지만, 안내와 봉사엔 누구보다 자신 있어요. 앞으로 매년 영화제를 찾아 봉사할 생각이에요” 명민한 그의 얼굴에서 미래 아시아의 거상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글 심지현 / 사진 조석환